[유통가 톺아보기] 동서식품, 매출정체 '커피 다각화'로 돌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8.22 17:00

조제커피 축소, 수출 차단에 수년째 '年 1.5조' 덫걸려



즉석음료·캡슐커피로 사업확대 성장모멘텀 마련 주력



대용량 신제품, 체험공간 맥심플랜트 마케팅 적극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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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동서식품 브랜드 체험공간 ‘맥심플랜트’ 모습. 사진=동서식품


[에너지경제신문 조하니 기자] 10년 넘게 연매출 1조 5000억원대로 실적 정체에 빠진 동서식품이 사업 다각화로 ‘성장동력 찾기’에 주력하고 있다.

기존 ‘맥심’·‘카누’ 등 대표 브랜드를 내세워 믹스(조제)커피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시장 축소 등 영향으로 실적이 제자리걸음 하고 있어 ‘성장 모멘텀’ 확보를 통한 매출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시장 악화·내수용 한계에 ‘실적 제자리’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을 놓고 토종·수입 브랜드 간 경쟁이 뜨겁지만, 믹스커피 시장은 동서식품이 절대강자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소매점 매출 기준 국내 믹스커피 시장에서 동서식품이 차지하는 점유율은 약 88%에 이른다.

2위 남양유업의 7.8% 수준과는 11배 이상 차이가 난다. 같은 기간에 동서식품이 보유한 믹스커피 브랜드인 맥심(82%), 카누(4%), 맥스웰하우스(1.8%) 등이 점유율 상위 5개 브랜드에 나란히 이름을 올리면서 사실상 ‘시장 독점’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을 정도이다.

문제는 지난 10여 년 동안 동서식품의 연매출액이 1조5000억원대에 머물러 있단 점이다. 실제로 지난 2011년 매출액 1조5000억원대를 기록한 이후 줄곧 비슷한 매출 규모에 머물러 있다. 영업이익도 지난 2013년 2000억원대에서 정체된 상태다.

지난해 매출액이 1조6000억원대에 올라서며 1조5000억원대 벽을 깨기도 했지만, 그 해 연초와 연말에 단행한 가격인상 효과라는 지적이 많다. 오히려 원가 부담이 지속되면서 지난해 영업이익은 1601억원을 기록하며 이전의 2000억원대가 허물어졌다. 따라서, 최근 5년간 13%대를 유지하던 영업이익률도 9%로 떨어졌다.

이 때문에 주요 사업인 믹스커피 시장의 하향세 영향으로 동서식품이 성장 한계에 부딛쳤다는 업계 지적에 빌미를 제공했다.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18년 국내 커피류 시장의 33%를 차지하던 믹스커피는 이듬해 30%, 2020년 27.5%, 2021년 22.8%까지 감소세를 나타냈다.

시장 상황이 악화된 가운데 압도적 점유율만큼 매출 의존도도 높은데다 내수용 기업이라는 한계로 성장 정체가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동서식품은 지난 1968년 미국 식품사인 몬델리즈(옛 제너럴푸즈)와 지분 50대 50으로 설립된 합작회사다. 당시 계약으로 제너럴푸즈의 커피 기술을 이전받아 사용해 오고 있으나, 현재 해외판권은 몬델리즈가 갖고 있는 탓에 수출이 불가능한 상태다.

동서식품의 최근 5년간 실적 추이
구분매출영업이익영업이익률
2018년1조5281억원2127억원13.9%
2019년1조5477억원2075억원13.4%
2020년1조5577억원2172억원13.9%
2021년1조5495억원2113억원13.6%
2022년1조6152억원1601억원9.9%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다각화만이 살 길…RTD·캡슐커피 키운다

내수 침체와 수출 차단이라는 이중 덫에 걸린 동서식품이 추진할 수 있는 선택지는 사업 다각화를 통한 신성장동력 발굴이다. 주력인 믹스커피를 몸체로 RTD(즉석음료)와 캡슐커피를 양날개 삼아 ‘성장 삼각편대’를 만드는 전략이다.

RTD 음료의 경우,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신제품 출시에 무게를 두고 있다. 캔 제품 중심에서 컵·페트 등 다양한 용기의 제품은 물론 이달 출시한 ‘맥스웰하우스 마스터 헤이즐넛 블랙’처럼 대용량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에 12년 만에 재도전한 캡슐커피 사업도 기대되는 성장동력이다. 관건은 캡슐커피시장에 안착할 수 있느냐 여부이다. 국내 캡슐커피시장 점유율은 네슬레 코리아·네스프레소 같은 외국계 캡슐커피가 80% 수준을 꿰차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동서식품은 대표 브랜드 체험공간을 활용한 마케팅으로 소비 접점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서울 한남동의 동서식품 제품체험공간 ‘맥심플랜트’에 운영 중인 팝업매장 ‘카누 캡슐 라운지’가 대표사례다. 카누 캡슐커피 14종과 머신 5종을 직접 이용하고, 이용고객을 추첨해 선불카드 등 증정품도 주는 등 고객마케팅을 적극 펼치고 있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올해는 ‘카누 캡슐커피’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중요한 시기"라며 "공격적 마케팅과 함께 ‘맥심플랜트’를 활용한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inahoh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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