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 수교 31주년···中 경제위기에 韓 기업도 ‘휘청’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8.22 15:04

부동산·금융·일자리 등 복합 불안

위안화 폭락에 원화도 영향권



대중 수출 14개월째 감소

삼성·현대차 등 전략 수정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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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위안화 지폐 이미지. 연합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중국에서 경제위기 경고등이 켜지자 한국 기업들도 덩달아 휘청이고 있다. 수교 이후 31년간 양국 경제가 밀접하게 연결된 만큼 중국발(發) 악재에 우리나라 수출·환율 등도 요동치고 있기 때문이다. 대중 수출은 14개월째 감소하고 있고, 위안화 위상이 떨어지며 원화 가치도 동반 하락하는 추세다. 삼성·현대차 등 현지 소비재 시장을 직접 노리는 기업들은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한국과 중국은 지난 1992년 8월 24일 수교 이후 활발한 교류를 이어왔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을 자처하며 고속성장을 거듭할 때 우리는 중간재를 팔고 소비 시장을 공략하며 이득을 챙겼다.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대거 한국을 찾으며 수혜를 입은 기업도 상당수다.

양국의 경제 동반성장 기조는 2017년 ‘사드 보복’과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크게 달라지는 양상이다. 특히 최근 들어 중국경제 성장 동력이 급격하게 떨어지자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당장 수출이 줄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통관 기준 수출액 잠정치는 278억5600만달러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16.5% 줄어든 수치다. 대중국 수출이 27.5% 줄며 14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온 게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중국의 부동산 위기, 청년 실업률 급증 등 여파가 금융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상당하다. 이 때문에 중국인들의 한국 단체관광이 허용됐지만 여행·항공, 면세점, 화장품 등 업종의 ‘기대치’는 이미 상당 수준 낮아진 상태다.

위안화 가치가 계속 내려가고 있다는 점도 우리 기업들을 긴장하게 만드는 요소다. 통상 외환시장에서 원화는 위안화에 동조해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전날(현지시간) 사실상 기준금리인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0.1% 포인트 내린 연 3.45%로 발표했다. 다만 예상에 못 미치는 인하률이라는 견해가 나오며 증시·환율이 흔들리고 있다.

이에 따라 1200원대 중반에서 움직이던 달러-원 환율이 한달여만에 1300원대 중반까지 급등했다. 환율이 갑자기 오르면 광물·곡물 등 원자재를 국내로 수입하는 기업들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철강, 석유화학, 식품 업종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비행기 리스료나 항공유를 달러로 결제하는 항공 업계 입장에서도 악재다.

현지에서 소비심리가 급랭하고 있다는 점도 관전 포인트다. 삼성전자, 현대차 등은 중국 소비재 시장에서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최근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술력에서 우위를 보이는 폴더블폰, 전기차 등을 앞세워 전략을 새롭게 수립하기도 했다. 만일 중국의 실업률 증가와 금융 시장 불안 등이 지속될 경우 공략법을 수정하는 게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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