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한 교보에 자기자본 '11위' 자리 내줘
위상 축소에도 자본조달 계획 無…IB 약영향 우려
베트남·싱가폴 이어 연내 인니 진출... 승인 기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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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투자증권 사옥. |
[에너지경제신문 성우창 기자] 중형 증권사 ‘맹주’였던 한화투자증권의 자기자본 규모가 교보증권에 뒤쳐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업황 악화 및 감소 등으로 지난 2021년 말 대비 크게 줄어든 상태다. 이에 한화투자증권 측은 해외법인 역량 및 본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자체적인 성장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교보증권은 전날 공시를 통해 2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유상증자 절차가 마무리될 경우 교보증권의 별도 기준 자기자본은 6월 말 기준 1조6100억원에서 1조8600억원 수준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향후 자기자본 3조원을 넘겨 종합금융투자사(종투사) 인가를 받기 위한 발판으로 풀이된다.
이에 한화투자증권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최근까지 업계 자기자본 순위 11위(1조6680억원)로 대형사 바로 다음가는 위치에 있었지만, 교보증권에 자리를 내주게 됐기 때문이다. 한화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지난 2021년말 1조8607억원을 기록한 후 작년 1조5850억원까지 급감한 뒤 현재에 이른다.
◇IB 매출 줄고 지분법 손실 이어져
한화투자증권이 최근 수년간 부동산·구조화 금융을 중심으로 성장해 온 만큼, 작년부터 시작된 증권업황 및 부동산 시장 악화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된다. 올 상반기 기준 한화투자증권의 투자금융(IB)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60%가 줄었다. 특히 한화투자증권이 지분투자한 회사의 손익이 반영되는 지분법 손익(-40억원)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과거 두나무 등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지분투자로 큰 성과를 거뒀던 모습과 대조적이다.
증권사의 자기자본 규모가 IB 등 각종 딜 영업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아직 별다른 자본 조달 계획이 없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한화투자증권에 실시된 유상증자는 지난 2019년이 마지막인데, 최근 모기업 한화생명의 실적이 부진해 올해도 별다른 유상증자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화투자증권의 지분을 직접 소유하는 한화자산운용도 자본 규모가 부족하다. 이외 전환사채 등 발행 계획도 지금까지는 확정 사항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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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7일 인도네시아 칩타다나증권 본사에서 한두희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왼쪽)와 캐서린 함발리 칩타다나캐피탈 커미셔너가 인수계약 체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화투자증권 |
◇ 동남아 중심 글로벌 역량 강화
이에 한화투자증권은 해외법인 역량 및 본업 경쟁력 강화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여타 중소형사들과 비교했을 때 한화투자증권의 글로벌 역량은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뛰어난 편이다. 현재 베트남·싱가폴에 한화투자증권의 해외법인인 파인트리증권이 자리 잡고 있으며, 칩타다나증권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인도네시아까지 영역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칩타다나증권 인수 계약은 마무리됐지만, 아직 양국 금융당국의 승인이 떨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파인트리증권 베트남법인의 경우 주식 위탁매매 사업을 중심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는 중이다. 지난 2021년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한 이래 계속해서 연간 순이익을 거두고 있다. 싱가폴 법인의 경우 설립 이래 올 상반기까지 적자가 계속되고 있지만, 그 규모가 적은 데다 기관영업 및 자기매매(PI) 사업을 중심으로 한 투자가 계속되고 있다.
본업에서도 향후 방향성은 잡혀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연내 토스증권 등 타사 제휴 사업과 디지털 서비스 강화를 통해 WM 실효고객을 확대하고, 트레이딩 부문에서는 채권과 주가연계증권(ELS) 자체헤지운용 손익의 변동성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IB 부문에서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관리를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한편, 기업공개(IPO) 대표 주관 및 인수단 참여를 통해 기업금융 부문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아직 특별한 자본조달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싱가폴 법인의 경우 아직 자리 잡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순이익이 나오기 어려우며, 칩타다나증권에 대한 금융당국의 승인이 나오는 대로 구체적인 전략이 세워질 것 같다"고 밝혔다.
su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