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신 위기 건설업계, PF경색·악성 미분양 등 이중고에 ‘시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8.24 14:32

건설사들 중대재해와 부실시공으로 국민적 불신 초래



PF경색 및 악성 미분양 등으로 자금 등 경영 위기 직면



전문가 "건설사 폐업 가속화…전체 중 30% 폐업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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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중대재해와 부실시공으로 불신의 아이콘이 된 건설사들이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경색과 미분양 적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픽사베이


[에너지경제신문 이현주 기자] 잇따른 중대재해와 부실시공으로 불신의 아이콘이 된 건설사들이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경색과 미분양 적체 등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수많은 건설사들이 폐업의 문턱을 넘나들고 있는 가운데 건설사들의 줄폐업은 가속화할 전망이다.

2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은 잇따른 중대재해와 부실시공으로 신뢰가 땅에 떨어진 가운데 향후 2∼3년 PF 리스크 및 악성 미분양 확대로 부도 위기에 몰리고 있다.

올해 2분기(4∼6월) 건설 현장에서 숨진 근로자가 63명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1명이나 늘었다. 상반기에만 건설사고로 118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지난해 상반기보다 10명 증가했다. 100대 건설사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자는 총 13명, 전년 대비 3명 증가했다.

아울러 지난해 HDC현대산업개발의 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에 이어 지난 4월 GS건설의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까지 대형 사고가 잇따라 터지면서 건설업계를 향한 ‘부실시공’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철근 누락’ 사태로 국민들의 아파트 부실시공에 대한 우려는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불신 위기에 직면한 건설사들은 현재 어느 때보다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종합건설기업 폐업 건수는 총 248건이다. 이는 2011년 상반기의 310건 이래 최대치다. 지난해 종합건설업체 폐업 건수는 모두 362건으로 한 달 평균 30건 수준이었으나, 올 상반기는 41건으로 작년보다 월평균 10건씩 많은 상황이다.

특히 지난 5월 ‘해피트리’ 브랜드로 알려진 중견건설사 신일은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앞서 4월에는 대창기업이, 3월에는 범현대가 HN Inc가 각각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주택브랜드 ‘엘크루’를 보유한 대우조선해양건설 역시 올 초 경영난으로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지방 미분양도 건설사에 부실 뇌관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6388가구로 이 중 5만5829가구가 지방에 몰려있다. 지방 미분양 물량이 전체의 85%에 육박하는 것이다. 소위 ‘악성 미분양’이라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역시 지방이 7407가구로 전체의 78.8%를 차지하고 있다.

아울러 부동산 PF 부실 우려까지 가중되면서 건설사들의 고민은 더욱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부동산 PF 대출잔액은 총 131조6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조3000억원 증가했다. 2020년 말 92조5000억원이던 부동산 PF 대출잔액은 △2021년 말 112조9000억원 △2022년 말 130조3000억원 등 계속 늘어나고 있다. 특히 연체율이 2%대를 돌파한 점은 더욱 우려를 키우고 있다. 3월 말 기준 부동산 PF 연체율은 2.01%이다. 2020년 말 0.55%, 2021년말 0.37%에서 2022년말 1.19%로 뛴 데 이어 불과 3개월만에 연체율이 0.82%포인트(p) 상승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미분양 적체, 부동산 PF 경색 등으로 경영 여건이 몹시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부의 추가적인 규제완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PF업계 관계자는 "향후 2∼3년 간 증권업계 등 PF시장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가 이어질 것"이라면서 "고금리 상황에서 PF 리스크 확산에 따른 자금조달 위기에 이어 부실공사에 따른 후폭풍 등이 겹치면서 중견뿐 아니라 대형건설사도 쓰러질 수 있는 역대급 위기가 엄습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부동산 전문가도 건설사들의 줄폐업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인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공사비 상승, 글로벌 금융 위기, 미분양 자금 회수 문제 등으로 폐업하는 건설사들이 늘 수 있다"며 "많게는 전체 건설사 중 30%가 문을 닫을 것"이라고 밝혔다.

zoo100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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