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發 훈풍에 반도체주 오랜만에 웃었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8.24 15:58

20% 초과 깜짝 실적 발표에 국내 반도체주에 투심 몰려



삼성전자 다시 7만전자 도전, SK하이닉스 12만원선 회복



증권가 "박스권 돌파 기대" vs "큰 폭 상승 힘들다" 갈려

엔비디아

▲엔비디아 CI.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미국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 선두주자인 엔비디아가 1분기에 2분기에도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엔비디아 호실적에 국내 반도체 기업으로 투심이 몰렸다. 이에 국내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한동안 이어온 박스권 장세를 벗어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4.22% 상승한 12만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내내 11만원대에 그쳤던 주가가 12만원대로 올라선 것이다.

삼성전자도 전 거래일 대비 1.64% 오른 6만8200원을 기록하며 지난 23일부터 2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반도체 양대산맥’ 일제히 상승

반도체 양대산맥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동반 상승한 데는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엔비디아는 23일(현지시간) 장 마감 직후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1% 증가한 135억1000만달러(약 18조225억원)를, 주당 순이익은 2.70달러를 기록했다.

앞서 시장에서는 생성형 AI 열풍에 엔비디아의 2분기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는데 실제 뚜껑을 열어보니 시장 기대치를 20%나 뛰어넘었다.

기대치를 크게 상회하는 ‘깜짝 실적’에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을 납품하는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강세를 보인 것이다.

엔비디아가 집중하고 있는 생성형 AI 시장에서는 그래픽처리장치(GPU)에 필요한 HBM 공급이 중요한데 SK하이닉스는 HBM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50%에 달한다. 삼성전자도 시장 점유율이 40%에 육박한다.

지난 5월 말 엔비디아가 1분기 실적을 발표했을 당시에도 이들 기업들의 주가는 급등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당시 각각 7만전자, 10만닉스를 돌파한 바 있다.

이번 엔비디아 2분기 실적 발표 전부터 반도체주는 매수세로 들썩였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실적 발표 전날 삼성전자를 415억원어치 사들였다. HBM의 핵심인 TSV 공정에 필수인 TC 본딩을 독점하고 있는 한미반도체도 수혜주로 꼽히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8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증권가 좀 더 지켜보자 기대반 우려 반

다만 최근 우리나라 증시가 테마 순환매 형태를 띠고 있어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반도체 후공정 관련주로 구분되는 한미반도체, 이수페타시스 등도 엔비디아 수혜주로 꼽히는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이지만 이번 엔비디아발 수혜에서는 다소 멀어졌다.

한미반도체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63% 하락한 5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수페타시스도 전 거래일 대비 3.61% 내린 3만4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수페타시스는 전자제품의 핵심 부품인 인쇄회로기판(PCB)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업체로 AI 반도체 관련주로 분류된다.

대형증권사 한 관계자는 "엔비디아의 깜짝 실적에 반도체 관련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주가 상승에 기존에 고점에 있던 분들은 분할매도에 나서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하락 마감한 종목들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테마성 종목들로 매수세가 몰리고 있어 실적주에 대한 투심이 생각보다 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국내 반도체주가 박스권 장세를 뚫고 주가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HBM 턴키(일괄 생산) 생산체제를 구축한 유일한 업체로 내년부터 공급 안정성을 강점으로 시장 지배력이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며 "이는 최근 공급부족이 심화되고 있는 HBM 시장에서 강점 요인으로 부각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girye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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