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백신 개발로 '3년 중단'…4가 독감백신 재가동
"국내 첫 세포배양 방식 예방효능 더 높다" 우위 강조
'유정란배양' 4가백신 GC녹십자 "70년검증 안전" 대응
식약처 "효능 차별화 입증안돼"…1위 다툼 재점화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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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녹십자의 4가 독감백신 ‘지씨플루’(왼쪽), SK바이오사이언스의 4가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 사진=각사 |
24일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22일 경북 안동 백신생산공장 L하우스에서 자체개발 4가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의 2023-2024년 시즌 출하를 시작했다.
앞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2020년 코로나 팬데믹 발생 이후 코로나19 백신 생산에 집중하기 위해 스카이셀플루 생산과 공급을 일시 중단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스카이셀플루가 국내 최초의 ‘세포(동물세포) 배양 방식’ 독감백신임을 강조하며 3년만의 생산재개에 따른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다.
기존 방식인 ‘유정란(계란) 배양 방식’의 독감백신보다 생산기간이 짧아 대유행 때 신속생산이 가능하고, 백신제조 과정에서 바이러스 변이 가능성이 낮아 상대적으로 예방효능이 높다고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그러나 우리 보건당국은 유정란배양 방식과 세포배양 방식 독감백신간에 효능 차이는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며 중립적인 입장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식약처 허가를 받는 세포배양 방식 독감백신과 유정란배양 방식 독감백신은 각각 제품별로 관련법령에 따라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인된 제품"이라고 말해 어느 방식이 더 우수하다고 말하기 조심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전통적 방식인 유정란배양 방식으로 자체개발한 4가 독감백신 ‘지씨플루’를 공급하고 있는 GC녹십자는 유정란배양 방식 독감백신이 70년 이상 오랜기간 접종 데이터가 축적돼 있는 만큼 안전성이 높다고 강조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유정란배양 방식 독감백신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오랜기간 안전성이 입증된 만큼, 영유아, 고령자, 만성질환자 등 독감백신 접종 필요성이 높은 고위험군에게 개발 역사가 짧은 세포배양 방식보다 더 안전성이 높다는 것이다.
GC녹십자 관계자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사노피 등 글로벌 제약사들도 전 세계적으로 검증된 유정란배양 방식으로 독감백신을 생산한다"며 "70여년간 대규모 임상으로 고혈압,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자가 포함된 고위험군에 대해 안전성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특히, GC녹십자는 올 여름 독감환자 급증으로 지난달부터 지씨플루 4가 독감백신 국내출하를 시작했으며, 국내외 적기 물량공급을 위해 4계절 내내 독감백신을 생산하고 있어 신속한 백신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범미보건기구(PAHO) 및 유니세프의 최대 계절독감백신 공급사인 GC녹십자는 전 세계 63개국에 독감백신을 공급하고 있으며 지난달 이집트에서 품목허가를 받아 아시아, 남미에 이어 아프리카·중동으로 영역을 확대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로서는 이번 독감백신 생산재개가 자체개발 코로나19 백신의 흥행 참패와 3년간의 독감백신 생산공백을 딛고 명예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될지도 관심이다.
앞서 지난해 우리 정부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 1000만회분을 선구매했으나,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코로나 백신 접종 시작 이후 지난 22일까지 우리 국민 접종자 총 5102만명(기초접종 및 2022~2023년 동절기 접종 합산) 중 스카이코비원 접종자는 총 3183명에 불과해 화이자 백신 접종자 3131만명은 물론, 스카이코비원과 같은 합성항원 방식인 노바백스 백신 18만7752명보다도 크게 뒤지는 참담한 실적을 보였다.
SK바이오사이언스 이상균 L하우스 공장장은 "이번 시장 복귀를 통해 우리 국민들의 독감 백신 선택권을 넓히고, 글로벌 시장에서 영역 확대를 통해 우리 백신의 경쟁력을 다시금 입증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kch005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