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 벌점제 변경, 선행형 ‘맑음’-파이터형 ‘흐림’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8.25 09:45
광명스피돔에서 경륜선수들 경합을 벌이고 있다

▲광명스피돔에서 경륜선수들 경합을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광명=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 기자] 8월부터 벌점제도가 새롭게 변경됐다. 개인별 3회차 합산 벌점이 50점을 넘어서면 1회차 출전정지를 당한다. 주목할 대목은 3회차가 지나 4회차에 접어들었을 때 첫 1회차 벌점만 사라지는 구조다. 예컨대 1회차 15점, 2회차 15점, 3회차 15점을 받았을 경우 누적은 45점이며 4회차 출전 때 1회차 15점만 사라지고 2, 3회차 누적벌점 30점은 살아있다. 이에 따라 4회차에 20점 벌점을 받을 경우 50점을 넘어 1회차 출전이 정지된다.

벌점 50점을 넘어서면 50점은 1회차 출전정지와 함께 사라지며 나머지 점수는 해당 회차에 그대로 남아있다. 또한 극히 드문 일이겠지만 한 회차에 100점 이상 벌점을 받게 되면 2회차 출전정지를 당한다. 이번 제도는 선수와 경륜경정총괄본부 합의로 만들어졌다. 최근 잦은 낙차와 과도한 견제 등으로 선수와 고객 모두가 피해를 보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이런 사고를 조금이라고 줄이고자 만들어졌다고 알려졌다.

◆ 선행형 선수 유리…"몸싸움 상대적으로 적다"

이번 벌점제도는 아무래도 몸싸움이 적은 선행형이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호남팀의 모 선행형 선수는 "벌점제도가 바뀌기 이전에도 3회차 평균 20점 안팎 벌점을 받아왔기 때문에 이번에 도입된 방식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벌 구도 속에 주도권을 잡는 과정에서 가벼운 접촉이 있을 수 있지만 과도한 몸싸움에 나설 이유가 없으므로 벌점 부담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타 지역 선수들 의견도 비슷하다. 선행형이나 자력승부를 펼쳐왔던 선수는 벌점에 신경 쓰지 않고 평소 하던 대로 경주 운영에 나설 계획이란 의견이 많다.

◆ 몸싸움 능한 마크-추입형 위축…벌점관리 ‘비상’

시행 직후인 8월 첫 회차부터 누적벌점 61점을 받은 선수가 나왔다. 상남팀 배정현 선수(21기)로 전형적인 마크-추입형 선수다. 평소 상대를 활용하는 작전이 많다 보니 항상 벌점에 노출됐던 선수다. 사실 마크-추입형 선수는 벌점에 취약한 구조를 지녀 벌점 관리가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몸싸움에 유독 강한 모 선수는 "일반적인 선수들의 경우 3회차 50점이 여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불가피하게 몸싸움을 해야 하는 파이터형은 순식간에 20~30점 벌점을 받을 수 있어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륜 전문가들은 "벌점제도가 바뀐 이후 대체로 마크-추입형이 불리하다는 의견이 다수였고 특히 파이터형 선수가 타격을 입을 수도 있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라고 설명했다.

◆ "벌점 신경 쓰지 않는 추입형 선수도 의외로 많다"

마크-추입형인데 벌점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선수도 적잖다. 특히 등급별 추입형 강자 사이에서 이런 의견이 많다. 전형적인 추입형 강자인 박용범 선수는 "벌점제도가 바뀌었다 해서 작전에 변화를 줄 생각이나 소극적으로 대처할 생각은 전혀 없다"며 "1년에 한게임 반 정도는 누적벌점으로 출전정지를 당하는 편이라 벌점제도 변경이 별로 피부로 와 닿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최래선 선수도 "지나치게 벌점을 신경 쓰다 보면 오히려 게임을 망칠 수 있어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륜 전문가들은 "의외로 다수의 마크-추입형 강자들이 박용범-최래선 선수와 비슷한 의견을 피력했다"며 "벌점제도가 바뀌었다 해서 작전의 큰 틀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벌점이 과도하게 누적된 선수가 출전할 경우 몸싸움에 소극적이거나 위축될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는 만큼 여기에 해당하는 선수가 출전하면 특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kkjoo0912@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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