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골든라이프케어 품는 KB라이프...요양사업 수익성 당장은 '먼 산'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8.28 07:00

KB라이프, KB골든라이프케어 인수 절차 진행 중



설립 후 적자 지속 중…규제는 사업 확장에 발목

clip20230825183808

▲KB라이프생명이 KB골든라이프케어 인수에 나서며 시니어케어 사업 진출에 팔을 걷었지만 지속되는 적자 구조와 규제 해결 문제로 인해 실제 성과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수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경제신문=박경현 기자] KB라이프생명이 KB골든라이프케어 인수에 나서며 시니어케어 사업 진출에 팔을 걷었다. 시니어케어 사업의 운영주체가 변경되면서 현재 손보사와의 협업보다 큰 시너지가 날 것이란 분석이다. 그러나 KB골든라이프케어가 설립 이후 적자를 지속해 온데다 규제로 인해 해당 산업이 커지기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어 구체적인 성과를 내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KB라이프생명이 KB손해보험의 요양사업 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를 인수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KB라이프생명이 KB골든라이프케어 지분 100%를 인수하게 된다. 현재 금융위원회에 승인을 요청해 인가를 기다리는 단계며 실질적인 대금지급 계약 체결절차도 남아있다.

요양사업 전문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는 현재 KB손해보험의 100% 자회사로 서울 송파구 위례동과 서울 서초구 우면동에 각각 도심형 요양시설을 운영 중이다. 사업장은 내년 은평구 등에 추가로 신설할 준비를 하고 있으며 경기 광교 신도시 등에서도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 위례 사업장의 경우 개소 1년 만에 입소대기자가 1300명을 넘어서는 등 사업 수익성을 확인했다.

인수를 완료할 경우 KB라이프는 생보업계 최초로 요양사업 자회사를 보유하게 된다. KB라이프는 KB골든라이프케어의 인수 이후 생애 전반에 걸친 보장상품을 위주로 하는 생명보험업과 요양사업을 연계해 시너지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생보사가 요양 서비스에 진출함으로써 현물지급형 간병보험과의 결합 서비스를 활성화하는 등 사업 다각화를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간병비를 현금으로 지급하기보다 제휴된 요양시설을 이용하거나, 재가형 간병 서비스를 지급받는 보험 출시 등이다.

KB라이프가 요양사업을 선두하겠다는 복안이지만 KB골든라이프케어가 설립 이후 적자를 지속하고 있어 당장은 실질적인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KB골든라이프케어의 지난해 순이익은 -11억원으로 지난 2016년 설립 이후 지난해 말까지 누적 적자 규모는 70억원에 이른다. 사업장 추가와 관리비용 투입 등 초기 투자비용이 높은 사업 구조 탓이다. 장기요양사업에서 수익을 내기 위해선 비급여 부분을 노려야 하는데, 급여 항목이 엄격하게 통제되고 있어 자체 사업만으로 큰 수익을 기대하는 것도 어렵다.

앞서 개소한 사업장이 흥행에 성공했지만 규제에 발목이 잡혀 있어 사업을 폭발적으로 키워내기 어려운 점도 있다. 현행법상 30인 이상의 요양시설을 설치하기 위해 사업자가 토지와 건물을 직접 소유하거나 공공부지를 임차해야 한다. 도심권 토지의 매입 가격이나 건축비용에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에 자본력이 있는 민간이라도 직접 소유를 통한 진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사업자가 이를 소유하지 않고 임대만으로 요양시설을 설치할 수 있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지만 법 개정 등 실제적인 절차 진행까지는 시일이 걸릴 예정이다.

한편, KB라이프의 이번 요양사업 성적표는 업계 내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여부를 두고 이정표가 될 가능성이 있다. 생보업계는 최근 매출 강화에 있어 한계를 느끼고 있다. 이에 수익성 다각화를 위해 새로운 먹거리인 요양사업에 관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신한라이프는 요양시설을 설립할 후보지를 찾고 있으며 NH농협생명도 요양 사업 준비를 검토하기 위해 지난 달부터 요양사업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며 해당 사업에 진출을 목표로 일정을 진행하고 있다.

생보업계가 다각적으로 수익성 확대를 모색하고 있지만 요양산업이 실제 수익 모델로 굳혀지는 데까지는 어려움이 많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규제 개선 필요성에 매우 공감하며 업계 차원에서도 규제 완화 등에 나서며 힘쓰고 있는 것으로 알지만 요양업계의 반발도 있고 법 개정 절차도 가시적이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KB라이프는 아직 계약이 최종적으로 완료되지 않았다며 향후 사업 전략이나 수익성 전망과 관련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고 있다. KB라이프 관계자는 "자회사 소유에 대한 금융위원회의 승인 절차를 거쳐 계약이 최종 완료될 예정이다"고 말했다.


pearl@ekn.kr
박경현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