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미분양, 8년 만에 네 자릿수…지난 2월 이후 5개월 연속
‘강남3구’ 미분양 전무…강북·마포·강서·강동 각각 200건 이상
전문가 "미분양 심화되고 있어…내년에도 같은 분위기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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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 시장 ‘훈풍’에도 불구하고 서울 내 미분양 아파트 가구수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마포구 한 아파트 전경. 사진=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서울 분양 시장 분위기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분양 아파트 가구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과 같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나 지역별 양극화 심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7일 아파트 실거래가 빅데이터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미분양 가구수는 지난 1월 996가구에서 2월 2099가구로 폭등한 이후 지난 6월(1181건)까지 지속적으로 1000건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미분양 가구수가 월 1000건 이상을 기록한 것은 부동산 시장이 하락기를 겪던 2015년 3월(1064건) 이후 약 8년 반 만이다.
서울 아파트 미분양 가구수는 2000년 초부터 2001년 말까지 네 자릿수를 기록했지만 2002년 1월부터 2008년 4월까지 2007년 11월을 제외하고는 줄곧 두, 세 자릿수를 유지했다.
그러다 2008년 5월 글로벌 금융위기와 함께 미분양 가구수가 1000건대로 올라서더니 2015년 3월까지 지속적으로 네 자릿수를 이어왔다.
이후 미분양 가구수는 2015년 4월부터 지난 1월까지 세 자릿수 아래를 기록하다 지난 2월 다시 네 자릿수로 돌아왔다.
이처럼 서울 아파트 미분양 가구수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분양 시장에는 수요자들이 몰리며 ‘훈풍’이 불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6월 전국 아파트 청약자수(1·2순위)는 9만7663명으로 집계되면서 올해 들어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 중 서울은 단연 눈에 띄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에는 지난 상반기 10만5689명의 청약자가 몰리면서 청약 시장 훈풍을 주도했다.
이러한 상승세에도 미분양 가구수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서울 내 지역별 양극화 심화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최근 분양을 진행한 용산구 한강로2가 ‘호반써밋에이디션’은 높은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1순위 청약에서 평균 162.7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와 반대로 강북구 미아동 ‘포레나미아’는 이달 말 임의공급 4차 및 무순위 8차 청약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강서구 화곡동 ‘화곡더리브스카이’는 이달 말 4차 공급에 들어간다.
지역별 미분양 통계를 살펴보면 양극화는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6월 30일 기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에는 단 한 가구의 미분양 아파트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강북구(256가구), 마포구(212가구), 강서구(236가구), 강동구(222가구)에서는 각각 200가구 이상의 미분양이 발생했다.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또한 강남3구 및 용산구 등지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지만 강북구(103가구), 강서구(236가구), 강동구(106가구)에서는 모두 세 자릿수가 기록됐다.
특히 강서구 미분양은 전 물량이 준공 후 미분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미분양이 일부 지역에서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자 일각에서는 지역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서울 내에서 지역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강남3구는 좋은 입지에 분양가 상한제까지 적용돼 경쟁력이 더욱 높아졌지만 그 반대의 경우 미분양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분양 시장에서는 입지 및 가격 경쟁력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하반기에도 지금과 같은 분위기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daniel1115@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