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다크앤다커IP' 모바일 게임 글로벌 라이선스 확보
넥슨과 소송 중인데 이래도 되나…일각선 "나쁜 선례"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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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 CI. |
[에너지경제신문 윤소진 기자] 크래프톤이 ‘다크앤다커’ 지식재산권(IP)의 모바일 판권을 획득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다크앤다커’는 넥슨이 진행하던 프로젝트를 관계자가 무단 반출해 만들었다는 의혹에 휩싸인 상황. 소송까지 휘말린 골칫덩이 IP에 크래프톤은 왜 손을 댔을까.
◇ 넥슨과 소송 중인데…크래프톤은 라이선스 계약
27일 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지난 24일 게임 개발사 아이언메이스와 ‘다크앤다커’ IP 모바일 게임의 글로벌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을 발표했다.
‘다크앤다커’는 앞서 스팀에서 진행한 플레이테스트 당시 동시 접속자 10만명을 넘기는 등 글로벌 흥행 가능성을 입증한 IP다. 중세 판타지를 배경으로, 배틀로얄의 생존과 던전 크롤러의 탐험 외에도 다양한 게임 요소와 재미가 융합됐다는 점에서 글로벌 게이머들의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크래프톤의 계약 체결 소식 직후 업계에선 논란이 이어졌다. 이 IP가 넥슨과 골치 아픈 소송에 휘말려 있기 때문이다.
앞서 넥슨은 내부에서 개발 중이던 프로젝트를 관계자가 무단 반출해 ‘다크앤다커’를 만들었다고 주장하며 아이언메이스를 상대로 영업비밀 및 저작권 침해금지 가처분 소송을 냈다. 넥슨과 아이언메이스의 가처분 소송을 담당하는 수원지법 민사31부는 지난달 19일 넥슨과 아이언메이스의 심리를 종결했고, 결과는 9월 중 나올 예정이다.
크래프톤은 자체 개발 스튜디오 블루홀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신규 모바일 게임에 다크앤다커 IP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크래프톤은 "공식적인 절차를 통해 원작 IP의 활용과 확장에 대한 협의를 추진했다"면서 "원작에 대한 글로벌 팬들의 다양한 평가와 함께 향후에 나올 사법적 판단을 제3자로서 지켜보고 존중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넥슨은 이 소식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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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앤다커 이미지. 사진=아이언메이스 공식 홈페이지 캡쳐 |
◇ 크래프톤, ‘독이 든 성배’ 왜 들었나
크래프톤은 ‘다크앤다커’ IP 라이선스 계약을 발표하면서 ‘IP의 가치 보존’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최근 ‘다크앤다커’ 서비스가 중지되자 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팀에는 유사한 세계관과 시스템을 지닌 게임들이 등장하고 있다.
크래프톤 측은 "‘다크앤다커’는 독특한 재미를 바탕으로 글로벌 팬들로부터 관심과 주목을 이끌어 냈지만, 국내외 유사한 게임들에 자리를 내어 줄 수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계약 체결은 온전히 IP 자체의 크리에이티브를 보고 결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선 크래프톤이 글로벌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IP를 빠르게 선점해 차기 흥행작 개발에 나서려는 의도라고 해석한다. 국내 법적 분쟁과는 별개로 일단은 ‘다크앤다커’의 글로벌 판권을 따내 이를 수익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는 분석이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다크앤다커가 글로벌 시장에서 크게 주목받은 후 유사한 게임들이 등장한 것은 해당 IP의 경쟁력을 반증하는 것"이라며 "크래프톤은 이런 흥행성이 입증된 원천 IP를 빠르게 선점해 가장 직면해 있는 문제인 차기 흥행작 개발에 활용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크래프톤 측도 "‘다크앤다커’가 독특한 재미를 바탕으로 글로벌 팬들로부터 관심과 주목을 이끌어 낸 것을 주요하게 평가했다"면서 "좋은 IP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내겠다는 게 크래프톤의 방침"이라고 전했다.
다만 업계에선 법원이 넥슨의 손을 들어준다면 크래프톤의 다크앤다커 IP 활용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일각에선 이번 라이선스 계약이 좋은 아이디어를 들고 나가 먼저 완성작으로 선보인 다음 IP를 거래해 수익화하는 나쁜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sojin@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