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수처리센터 1조원 편입
유증에 대주주 SK(주)는 한발 빠져
삼성증권 "밸류에이션 프리미엄 희석"
일반 투자자 주가 상장가 이하에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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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리츠 CI |
[에너지경제신문 강현창 기자] SK리츠가 SK하이닉스의 유동성 마련을 위한 창구로 쓰이면서 일반 투자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고통을 분담해야 할 최대주주는 유증에 소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일반 투자자들의 부담은 더욱 커졌다.
금융투자업계도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당초 SK그룹 계열사가 이용하는 오피스빌딩에 투자하겠다는 게 SK리츠의 상장 당시 설명이다. 국내 최초로 산업용 자산을 편입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다는 것이 기대와 다른 행보다 보니 목표주가를 하향하는 리포트도 나왔다.
29일 SK리츠에 따르면 최근 SK리츠가 진행하는 유상증자에 최대주주인 SK(주)는 총 130억원을 들여 305만1643주를 배정받을 예정이다. 이번에 진행하는 SK리츠의 유증이 7357만8600주를 증자해 총 3134억4500만원을 확보하려는 것이라는 점에서 대주주의 참여율이 상당히 낮은 편이다.
그 결과 SK(주)의 SK리츠 지분율은 기존 42.99%에서 유증이 종료되면 32.41%로 10.58%포인트 낮아지게 될 예정이다.
결국 일반 투자자들의 불만이 높다. 애당초 이번 유증의 배경부터 투자자들로부터 이해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SK리츠의 유증 배경에는 SK하이닉스의 수처리센터 매입 이슈가 있다. SK리츠는 자회사를 통해 SK하이닉스가 경기도 이천에 보유한 ‘통합 수처리 센터’를 1조1200억원을 들여 매입한다.
이를 위해 9월까지 3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중이다. 유증은 수처리센터의 매입가격으로 사용하는 게 아니라 자산 편입에 앞서 LTV(담보대출비율)비율을 낮추기 위한 목적이다. SK리츠는 유증으로 확보된 자금을 지난해 종로타워 인수 당시 발행한 전자단기사채를 상환하는데 쓴다.
결국 유증까지 해가면서 SK하이닉스의 수처리센터를 매입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여기에 SK리츠는 추가로 6700억원 규모의 담보 대출도 받는다.
국내 상장 리츠는 대부분 오피스 빌딩이나 유통업체 매장을 주 편입 대상으로 운용 중이다. SK하이닉스 수처리센터는 국내 상장 리츠가 인수하는 첫 산업 시설이며, SK리츠가 편입하는 자산 중 가장 큰 규모다.
SK리츠는 수처리센터 인수가 끝나면 자산이 기존 3조1000억원에서 4조2000억원으로 늘어난다.
문제는 이 같은 SK리츠의 자산 편입을 시장은 달갑게 보는 분위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SK리츠는 상장 당시 투자자들에게 SK그룹 계열사의 오피스빌딩을 주 자산으로 운용하겠노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산업시설 투자는 예상 밖의 결정이었다.
게다가 최근 재고자산 평가손실 등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SK하이닉스의 부동산 자산을 매입한다는 점에서 결국 투자자가 아니라 그룹을 위한 결정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분위기다.
일반 투자자뿐 아니라 기관 투자자들도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상장부터 대표주관사로도 함께했던 삼성증권의 경우 최근 리포트를 통해 "(SK하이닉스 수처리센터는)범용성 낮은 자산으로써 자산가치 상승 여력이 제한적이라서 기존에 SK리츠가 부여받던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의 희석은 일정 부분 불가피하다"며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19% 낮춘 5700원으로 제시했다.
게다가 삼성증권은 현재 진행 중인 SK리츠의 유증에도 아예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대주주인 SK(주)마저도 SK리츠의 유증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상황이니 일반 투자자들의 불만이 매우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같은 분위기는 SK리츠의 주가에 반영되는 중이다. 2021년 9월 상장 첫날 주가 5780원을 기록했던 SK리츠는 한때 7199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꾸준히 주가가 하락하며 현재 4400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한 SK리츠의 투자자는 "난데없이 수처리센터 매입이라니 SK리츠는 SK그룹 돈 대주려고 만든 회사냐"며 "대기업의 스폰서리츠라서 안심했는데 대주주마저 유증을 외면한 것은 너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kh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