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 입히고 자동 채색하고…창작영역 파고든 AI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8.31 15:22


still_01

▲넷플릭스 TV시리즈 ‘마스크걸’ 스틸 컷.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게임과 웹툰, 영상 등 콘텐츠 창작 시장에 인공지능(AI)이 파고들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은 일단 AI를 통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고, 창작자들의 생산성을 향상하는 데 활용하는 모습이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넷플릭스 비영어권 TV부문 주간 1위를 차지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스크걸’에 등장하는 BJ 마스크걸의 목소리는 배우 2명의 목소리를 합성해 만들어졌다. 이 시리즈의 주인공 김모미 역은 배우 이한별과 나나, 고현정이 맡았는데, 이중 배우 이한별과 나나의 목소리를 합성해 김모미의 ‘부캐’ 목소리를 표현한 것이다. 극중 캐릭터 김모미는 마스크를 쓰면 기존의 인격과 다른 인격을 가진 존재로 등장한다. 제작진은 연출 의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이 기술을 활용했다.

해당 기술은 하이브의 자회사 수퍼톤이 보유한 ‘다화자 음성 모핑 기술’이다. 이 기술은 2명 이상의 목소리를 조합해 새로운 목소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앞서 이 회사는 하이브IM과 함께 미드낫(Midnatt) 프로젝트를 진행, 세계 최초로 한국어와 영어, 스페인어, 일본어, 중국어, 베트남어 등 6개 언어로 된 음원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게임업계도 AI 기술을 적용해 게임 개발에 나서고 있다. 최근 엔씨소프트는 자체 개발한 언어 모델 ‘바르코(VARCO)’를 외부에 공개하고, 게임 개발에 필요한 기획과 아트 분야의 효율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플랫폼 ‘바르코 스튜디오’를 소개했다. 회사에 따르면 바르코는 게임 내 텍스트나 시나리오 등의 관련 콘텐츠 개발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며 데이터를 학습했다. 저작권이 공개된 각국의 서적들을 번역하고, 다양한 페르소나 대화 데이터를 직접 구축했다. 엔씨소프트 외에 넥슨과 넷마블 등도 AI 전담 조직을 만들어 자체 게임에 AI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웹툰 분야에서도 이미 AI 기술은 깊숙이 스며든 상태다. AI가 밑그림에 자동으로 색을 입혀주는 서비스 등은 이미 네이버웹툰 등이 출시한 바 있다. 관련업계는 창작자들의 반복 노동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상황으로, 작가를 위한 AI 기반 창작 지원 도구 등이 나올 전망이다. 업계는 생성형 AI가 무분별하게 활용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생성형 AI에 한 명의 작가 그림만 학습시키고, 이를 해당 작가의 차기작 제작에 활용하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 챗봇 형태의 생성형 AI는 작가의 캐릭터나 스토리 구상 과정에서 활용될 수도 있다.

이와 관련,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는 지난 8월 24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팀네이버 콘퍼런스 단(DAN) 23’에서 "생성형 AI가 혁신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면서 "생산과 창작의 혁신이 생산 속도를 높이고 다양성을 늘리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hsjung@ekn.kr

정희순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