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곳곳에서 전기차 인기몰이…리튬 가격은 반토막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9.01 16:41
전기차 배터리

▲전기차에 탑재될 배터리(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전기자동차 배터리의 주요 원료인 리튬 가격이 올 한해에만 절반 넘게 빠지면서 주목받고 있다. 전기차 판매 비중이 오름세를 보이는 국가들이 많아지는 등 전기차가 전 세계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핵심 부품인 배터리에 들어가는 리튬 가격은 정작 반대 흐름을 보이고 있어 관심이 더 쏠리는 상황이다.

1일 광물전문매체 마이닝닷컴에 따르면 연구기관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BMI)에서 글로벌 리튬가격을 측정하는 리튬지수가 지난달 23일까지 2주간 10.7%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이 지수는 올 들어 반토막 이상 났다고 마이닝닷컴은 전했다. 실제 지난 1월까지만 해도 글로벌 수산화리튬 가격은 톤당 7만 달러를 웃돌았는데 현재는 3만 3508달러로 떨어졌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의 리튬 가격 하락세가 글로벌 시세에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배터리 소재 시장을 지배하는 고니켈 음극에 대한 수요가 부진함에 따라 중국 수산화리튬 현물가격은 3만 달러 밑으로 추락했다.

중국에서의 이러한 추이는 북미와 유럽 리튬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BMI에 따르면 북미·유럽 수산화리튬 가격은 올 한해에만 35% 급락해 현재 톤당 4만 달러선 근처에서 시세가 형성되고 있다. BMI는 "두 시장에서 구매활동이 늘고 있는 모습임에도 바이어들은 아시아 리튬 시세를 언급하면서 수산화리튬에 대한 현물 및 계약 물량 가격을 낮추는데 성공하고 있다"고 짚었다.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또 다른 주요 원료인 니켈 가격도 날개 없는 추락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지난 1월 3일 톤당 3만 1350에 달했던 니켈 3개월 선물가격은 지난달 30일 2만 455달러로 35% 가량 급락했다.

이를 반영하듯, 뉴욕증시에서 리튬 관련주들도 맥을 못 추고 있다. 경제매체 포브스가 선정한 ‘2023년 8월 최고의 리튬 관련주’ 중 시가총액 상위 2개 종목인 앨버말(ALB), 소시에다드 퀴미카(SQM) 주가는 올 들어 각각 7.36%, 18.47%씩 하락했다.

이러한 배터리 원료 가격의 하향 추세는 세계 곳곳에서 전기차가 대중화돼가고 있는 와중에 지속되고 있어 주목받는다.

최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신차 판매 중 전기차 비중이 5% 이상을 차지한 나라가 올해 5개국 늘어 총 23개국인 것으로 조사됐다. 블룸버그는 신차 판매의 5% 이상을 넘을 경우 전기차가 그 국가에서 중요한 전환점(티핑 포인트)을 통과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전기차 판매 비중이 5%를 넘을 경우 4년 이내에 25%로 급증할 것이란 분석이다. 전기차 판매 비중 5%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나라별로 다를 수 있지만 자동차 가격, 충전 문제, 운전자 회의론 등의 보편적인 문제가 해결되면 대중도 곧 따른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이다. 미국은 2021년 말까지 전환점에 도달하지 못했는데 최근에는 미국 내 전기차 판매량이 빠르게 늘면서 업체 간 경쟁 또한 치열해지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 2분기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대비 42% 급증했다.

한편, 글로벌 리튬 시장에 대한 중장기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BMI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부터 2032년까지 중국에서 리튬 수요가 연평균 20.4%씩 증가해 2025년부터 리튬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됐다.

라이스태드 에너지의 수잔 주 부회장은 올해와 내년 리튬 공급량이 각각 30%, 40% 증가해 내년까지 공급이 과잉될 수 있다면서도 2028년부터 리튬이 부족할 것으로 예측했다.

우드맥켄지의 앨런 페데르센 에너지 전환 및 배터리 소재 리서치 이사는 "향후 몇 년간 전체 리튬 시장에서 공급이 과잉될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2030년 초반대까지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새로 생산되는 규모가 작아 시장은 또 한차례의 공급 부족 사태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SNE리서치는 탄산리튬 생산량이 계속 늘어나 가격이 2028년까지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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