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잣집 단독주택"은 옛말…초고액 자산가 71%, 100억원 수준 ‘하이엔드’ 아파트 보유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9.04 14:37

초고액 자산가 거주 형태 변화, 아파트 ‘고급화’ 주효



100억원대 아파트 즐비…국내 최고 분양가 무려 ‘500억원’



전문가 "부자들의 아파트 선호 현상, 향후 심화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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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초고액 자산가들의 주거 및 부동산 투자 성향이 변화하고 있다, 사진은 3년 연속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 1위를 차지한 서울 강남구 청담동 ‘더펜트하우스청담’.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서울 노른자땅 재건축·재개발 활성화뿐만 아니라 서울 대표 부촌의 아파트 고급화 확산으로 인해 초고액 자산가들의 거주 형태가 변모하고 있다.

4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 ‘2023대한민국웰스리포트’에 따르면 한 가구 기준 금융 자산 100억원 또는 총자산 300억원 이상을 보유한 초고액 자산가는 전체 부자 상위 5%에 해당하며 이들 중 71%는 아파트를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슈퍼리치’라고 불리는 초고액 자산가들의 주거 형태 변화 이유로는 아파트의 고급화 현상 증가가 가장 먼저 꼽힌다.

과거 고급주택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종로구 평창동, 성북구 성북동 단독주택 등에 한정돼있었지만 이른바 ‘하이엔드’ 아파트 단지들이 늘어나며 부자들의 주거 형태에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50억 이상의 아파트는 보기 드물었으며 해당 가격의 집들은 대부분 부촌에 위치한 단독주택이었다.

국토교통부가 2015년 1월 발표한 ‘2015년표준단독주택가격’에 따르면 당시 전국 표준 단독주택 가운데 가장 비싼 곳은 이태원동에 위치한 연면적 460㎡의 단독주택으로 64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반면 아파트 실거래가 빅데이터 아실에 따르면 당시 국내 최고급 아파트로 명성을 떨치던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전용면적 244㎡의 2015년 11월 거래가격은 39억6000만원에 불과했다.

이후 시간이 흐르며 강남구, 서초구, 용산구 한남동 등을 중심으로 고가의 하이엔드 아파트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자 초고액 자산가들이 대거 주거 형태를 바꾼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부동산 시장이 금리 인상 여파로 얼어붙었던 지난 1월,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전용면적 200㎡ 입주권이 100억원에 거래돼 시장에 놀라움을 안겼으며 지난 3월에는 한남동 ‘한남더힐’ 240㎡가 110억원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후 지난 7월에는 성동구 성수동 아크로서울포레스트 전용면적 198㎡이 95억원에, 같은 달 말에는 타워팰리스 전용면적 301㎡가 99억원에 계약서를 작성했다.

아울러 최근 3년 연속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 1위를 차지한 서울 강남구 청담동 ‘더펜트하우스청담’ 전용면적 273㎡의 가장 최근 계약인 2022년 4월 거래 금액은 145억원이며, 국내 최고 분양가로 알려진 서초구 방배동 ‘마제스힐’ 전용면적 273㎡의 분양가격은 500억원에 달했다.

일각에서는 향후 한강변을 중심으로 압구정·잠실·여의도·목동 등지에 초고급 아파트 재건축이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초고가 아파트가 늘어나는 모습을 보이는 데에는 국내 초고액 자산가 숫자가 증가한 것의 영향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

스위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의 ‘2022글로벌부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의 초고액 자산가(약 660억원 이상 보유자)는 3886명으로 전 세계에서 열한 번째로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초고액 자산가가 증가한 것의 배경으로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십 년 이상 저금리 시대가 이어진 것과 코로나19(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팬데믹(세계적대유행) 시기 유동성 증가와 초저금리를 거친 것이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일부 전문가들은 초고액 자산가들의 하이엔드 아파트 선호 현상은 향후 더욱 심화될 것임을 시사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초고액 자산가들의 거주 형태가 변화하는 것은 부의 세대교체에 의한 것"이라며 "아파트를 선호하는 세대가 부의 중심에 들어오면서 이러한 현상이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이어 "향후 고급 아파트 단지들은 더욱 늘어날 것이고 부자들의 숫자는 줄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은 심화될 것"이라며 "부동산 시장적 측면에서 봤을 때 고급 아파트 선호 수요가 많아지는 것은 나쁠 것이 없다"라고 덧붙였다. daniel111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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