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자금 이탈 현실화"… 중도상환 늘고 발행 줄고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9.06 15:22

올해 8월 조기상환 3조3700억원… 6월 대비 1조 늘어



중도상환도 2배 급증… 상승세 불확실해 매력도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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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이 발행액을 늘리며 집중해오던 주가연계증권(ELS) 시장에서 투자자 이탈이 발생하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에너지경제신문DB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증권사들이 발행액을 늘리며 집중해오던 주가연계증권(ELS) 시장에서 투자자 이탈이 발생하고 있다. 국채금리 상승 등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주가 변동성도 낮게 유지되면서 ELS 투자 매력이 줄어든 탓이다. 전문가들은 ELS 발행액이 축소되고, 조기상환이 증가하면서 증권사들에게도 상당한 타격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6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8월 ELS 조기 상환액은 3조3700억원이다. 이는 6개월 전(2월) 발행액인 2조3900억원에 비해 1조원 이상 높은 수준이다. 6개월 전에 발행된 ELS에 대한 1차 중간 평가에서 대부분 조기상환에 성공했고, 2차 이상의 중간 평가를 통한 조기 상환도 많이 있었다는 의미다.

ELS는 특정 주권의 가격이나 주가지수의 수치에 연계한 증권으로 개별 주식의 가격이나 주가지수에 연계돼 투자수익이 결정된다. 자산을 우량채권에 투자해 원금을 보존하고 일부를 주가지수 옵션 등 금융파생 상품에 투자해 고수익을 노리는 금융상품으로 꼽힌다. 대부분 만기는 3년이며 6개월마다 최초 기준가격 대비 기초자산 가격을 평가해 조기상환 여부를 판단한다.

특히 8월에는 중도 상환액이 크게 늘어난 점이 눈에 띈다. 8월 중도 상환은 520억원으로 전달(197억원)보다 2배 이상 급증했다. 일반적으로 중도 상환 시 ELS 평가 금액의 5%를 차감한 금액을 받기 때문에 중도 상환은 투자자에게 불리한 선택이지만, 이를 감수하고서라도 ELS에서 자금을 빼낸 것으로 풀이된다.

ELS 발행액도 줄어들고 있다. 8월 ELS 발행액은 2조1100억원으로 지난 7월보다 1500억원 줄어들었다. 4월 3조6780억원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해서는 1조5680억원이나 줄어든 셈이다. ELS 발행액이 줄어든 것은 다른 금융자산 보다 ELS의 매력도가 줄어들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주가 흐름 역시 강한 상승세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어 ELS 투자 시 조기 상환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대됐다고 보고 있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연말까지 ELS 상환은 원활할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 1월부터 상반기 내내 시장 압력이 계속될 것"이라면서 "하반기 코스피가 박스권에 갇히고, 국채 금리가 상승세를 형성하면서 상대적으로 채권 등 다른 자산에 대한 투자 매력이 높아진 만큼 ELS에서 자금이 빠져나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홍콩H지수를 기반으로 한 상품에 대한 원금 손실 우려까지 겹치면서 ELS 시장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실제 국내 발행된 ELS 중 홍콩H지수와 연계되면서 내년 1~2월 만기가 돌아오는 상품은 총 3조원에 달한다.

실제 2021년에 발행된 홍콩H 지수 관련 ELS 물량은 아직도 대부분 조기 상환을 받지 못했다. 2021년 1∼2월에 발행된 물량은 중간평가도 끝난 상태라 만기 상환만 기다려야한다. 이들의 총 가입액은 3조원 수준으로 지수가 절반 이하로 떨어진 만큼 최대 2조원의 손실이 예상된다. 2021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전세계 증시 급등 상황에서 발행된 상품으로 당시 홍콩H지수는 1만2000선까지 오르기도 했다.

ELS 발행액이 많았던 증권사들의 리스크도 커질 가능성이 높다. 올해 상반기 ELS 발행액이 가장 많았던 곳은 하나증권이다. 뒤를 이어 메리츠증권, 미래에셋증권, 신한투자증권, 신영증권 순이었다.

장근혁 자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ELS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발행액, 상환액인데, 이 모두에 변동이 있는 경우는 증권사들의 부담이 크다는 의미"라며 "발행액이 줄어든 것은 투자 수요 위축 뿐 아니라, 손실 발생 구간에서의 문제가 해소가 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yhn770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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