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수지, 본원소득수지 흑자...서비스는 적자 기록
수출 16.4% 감소, 수입 22.7% 급감...‘불황형 흑자’
"4분기 수출증가율 플러스 전환...불황형 흑자기조 달라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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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별 경상수지.(자료=한은) |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올해 7월 경상수지는 35억8000만 달러(약 4조7811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경상수지는 지난 4월 7억9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한 후 5월 +19억3000만 달러, 6월 +58억7000만 달러에 이어 3개월째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7월 경상수지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전년 동월인 작년 7월(+16억9900만 달러) 수준을 상회했다.
7월 경상수지를 항목별로 보면 상품수지가 42억8000만 달러 흑자로 올해 4월 이후 4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다만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줄어든 영향이 컸다. 수출은 504억3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6.4% 감소했다. 선박을 제외하면 1년 전보다 15.7% 감소했다. 수출은 작년 9월 23개월 만에 감소한 뒤 11개월 연속 뒷걸음이다. 승용차는 전년 동기 대비 15.7% 증가했지만, 석유제품(-41.8%), 반도체(-33.8%), 화학공업제품(-16.4%), 철강제품(-12.6%) 등이 부진했다. 지역별로는 중국(-25.1%), 동남아(-20.9%), EU(-8.4%), 미국(-8.1%) 등이 위축됐다.
7월 수입은 461억5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22.7% 감소했다. 에너지류를 제외하면 전년 동월 대비 15.5% 감소했다. 품목별로는 에너지 수입 가격 하락으로 원자재 수입이 35.7% 급감했다. 자본재와 소비재 수입도 각각 12.5%, 12.1% 감소했다. 자본재 중에서는 반도체와 전기 및 전자기기 수입이 각각 22.6%, 13.2% 급감했다.
서비스수지는 25억3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6월(-25억1000만 달러) 대비 적자 폭이 소폭 줄었지만, 작년 7월(-7000만 달러)와 비교하면 적자 폭이 커졌다. 세부적으로 보면 코로나19 방역 완화로 여행수지가 14억3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기타사업서비스수지도 10억1000만 달러 적자였다. 반면 건설수지는 4억3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운송수지는 9000만 달러 흑자였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29억2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전소득수지는 11억 달러 적자였다.
자산에서 부채를 제외한 금융계정 순자산은 7월 중 37억2000만 달러 증가했다. 금융계정 가운데 직접투자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24억2000만 달러 늘었고, 외국인 국내투자는 16억5000만 달러 증가했다. 증권투자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69억 달러 늘었고, 외국인 국내투자는 26억 달러 증가했다.
이동원 한국은행 금융통계부장은 "경상수지가 3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한 건 지난해 5~7월 이후 1년 만에 처음이다"며 "7월이 하반기 시작하는 첫 달인데,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지속되는 게 분명해졌다"고 강조했다.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줄어든 불황형 흑자라는 지적에는 "경기가 둔화되고 있다가 회복하는 상황일 뿐, 우리나라 경제가 불황에 빠진 건 아니다"며 "4분기 수출 증가율은 플러스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하고, 이렇게 되면 불황형 흑자에 대한 생각도 달라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동원 부장은 "여러 경제전망 기관들은 상반기 경상수지 규모가 적고, 하반기 큰 폭으로 늘어나는 상저하고를 전망하고 있는데, 7월 경상수지는 이러한 전망을 뒷받침한다"며 "다만 최근 국제유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 이러한 흐름이 지속된다면 경상수지 흑자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ys106@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