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 아프로파이낸셜 대출채권 잔액 양수 완료
대부업 철수 내년 말까지였는데...조기철수 ‘눈앞’
당분간 내실경영 주력...종합금융그룹 도약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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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저축은행.(사진=에너지경제신문DB) |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OK금융그룹이 오는 10월 중 대부업계 1위인 아프로파이낸셜대부(러시앤캐시)에 대한 자산 양수도 작업을 마무리하고, 대부업에서 완전 철수하면서 향후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이번 대부업 철수는 당초 OK금융이 약속한 시기보다 약 1년 3개월 정도 빠르다. OK금융은 최근 저축은행을 둘러싼 경영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대부업 철수 후 당분간 내실경영에 집중하면서 물밑에서는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세부 전략을 다듬는데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OK금융은 이달 말 아프로파이낸셜대부의 자산 양수도를 마무리하는 일정으로 금융당국과 지속 협의 중이다. 이 회사가 아프로파이낸셜대부로부터 양수받을 대부업 사업 관련 자산 및 부채는 총 7484억원이다. 이 중 지난 6월 말 아프로파이낸셜대부로부터 4079억원 규모의 대출채권을 양수했다. OK금융이 이달 중 나머지 3405억원 규모의 대출채권을 양수하면, 아프로파이낸셜대부가 보유한 대출채권은 0원이 되면서 오는 10월께는 대부업 시장에서 완전 철수하게 된다.
OK저축은행은 아프로파이낸셜이 보유한 대출채권 가운데 연체가 발생하지 않은 정상채권만 양수한다. OK저축은행으로 넘어오지 못한 부실채권이나 담보대출채권은 모두 상각, 매각으로 처리하게 된다. 법정최고금리를 초과하는 아프로파이낸셜의 대출채권은 일괄적으로 금리를 낮춰 OK저축은행이 양수한다. 러시앤캐시는 대부업 철수를 위해 지난 7월부터 신규 영업을 중단했다. OK금융 측은 "모든 양수도는 금융당국과의 충분한 협의 아래 진행된다"며 "OK저축은행은 금융당국의 관리감독 규제 수준을 준수하고자 유상증자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기본자본과 재무안정성을 확충해 놨다"고 설명했다.
OK금융은 당초 당국과 약속했던 시기보다 빠른 속도로 대부업 철수를 진행하고 있다. OK금융은 올해 6월 말 러시앤캐시가 보유한 대부업 사업 관련 자산 및 부채 4000억원을 양수하고, 12월 말 나머지 3484억원을 양수해 연말께 대부업 시장에서 철수할 방침이었지만, 이런 계획도 조금씩 앞당겨졌다. OK금융은 2014년 OK저축은행의 전신인 예주저축은행과 예나래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2024년 말까지 대부업에서 철수하기로 당국과 약속한 바 있다. 이에 따라 OK금융은 2018년 원캐싱, 2019년 미즈사랑 등의 대부 라이선스를 반납했으며, 올해 3월 말에는 예스자산대부와 흡수합병을 완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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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앤캐시.(사진=홈페이지 캡처) |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은 10월 중 대부업 철수를 계기로 중장기적으로 OK금융을 종합금융그룹으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그간 OK금융이 대부업을 영위하고 있어 새로운 금융사를 인수합병(M&A)하고, 그룹의 규모를 키우는데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대부업에서 철수하게 되면 이러한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OK금융은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는데 있어서 증권사 인수를 우선적으로 검토 중이다. 다만 당분간 증권사를 인수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OK금융 외에도 우리금융지주 등 증권사 인수를 원하는 회사들이 많아지고 있고, 과거보다 증권사들 몸값이 치솟은 데다 공식화된 매물도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저축은행을 둘러싼 경영 환경도 좋지 않다. OK금융 핵심 계열사인 OK저축은행은 2분기 순이익 159억원으로 전년 동기(403억원) 대비 60% 감소했다. 올 상반기 누적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20% 감소한 535억원이었다. 저축은행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고위험 차주를 대상으로 대출 공급을 축소한데다 금리 인상으로 조달비용은 증가했고, 취약차주들의 상환능력은 저하된 탓이다.
이에 따라 OK금융은 대부업 철수 후 당분간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리스크 관리, 내실 경영에 주력하는 동시에 중장기적으로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관측된다. OK금융 측은 "현재는 시장의 우려가 발생하지 않도록 당국과 충분한 협의 아래 대부업 철수, 자산 양수도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며 "OK저축은행 역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하고, 업계 전반적으로 자체 채무조정도 적극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ys106@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