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급등 이유 있었네…OPEC+發 공급부족에 100달러 찍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9.13 09:37
USA-OIL/OUTPUT

▲(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 OPEC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의 감산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강세를 보이면서 연중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다. 그러나 올 4분기에는 글로벌 원유 공급이 역대급 수준으로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자 유가가 100달러를 찍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1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일대비 1.78% 상승한 배럴당 88.8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연중 최고치는 물론, 지난해 11월 11일 이후 최고 수준이다. WTI 가격은 지난 13거래일 중 11거래일 상승했다.

이날 유가는 올해 3월 저점 대비로는 33.11% 올랐으며 올해 들어서는 10.69% 상승했다. 이달에만 6.23% 올랐다.

브렌트유 11월물 가격도 또한 전 거래일 보다 1.57% 오른 배럴당 92.0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처럼 유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배경엔 글로벌 원유 시장에서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OPEC은 이날 발표한 월간 보고서에서 4분기 글로벌 공급 부족량이 이번 분기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했다. OPEC에 따르면 이번 분기에는 하루 180만 배럴이 부족할 것으로 예측됐는데 4분기에는 330만 배럴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현실화될 경우 2007년 이후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한 현재 선진국들의 원유 재고가 2015∼2019년 평균치보다 1억 1400만 배럴 가량 하회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동시에 OPEC은 올해 글로벌 원유 수요가 하루 240만 배럴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내년에는 하루 220만배럴가량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모두 지난달 전망치를 유지한 것이다.

이런 와중에 OPEC 맹주격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올 연말까지 하루 100만 배럴 감산을 이어갈 예정이다. 주요 산유국인 러시아 또한 원유 공급을 하루 30만 배럴 축소하기 때문에 국제유가는 앞으로도 공급부족이란 요인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유가 100달러’ 전망이 현실화될지 관심이 쏠리지만 전문가들은 상방된 의견을 내놓고 있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유럽과 중국의 경제 지표가 개선되기 시작하면 유가가 쉽게 배럴당 1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원자재 헷지펀드인 스벨랜드 캐피털의 나디아 마틴 위겐 이사도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를 찍을 수 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반면 JP모건체이스, RBC 캐피털 마켓 등 시장에서 유명한 전망가들은 유가가 100달러까지 오르지 못할 것을 기본 전망치로 두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반다 인사이트의 반다나 하리 창업자는 "상승 모멘텀이 일단 소진된 것으로 보인다"며 "유가 향방을 결정할 새로운 요인이 필요하기 때문에 브렌트유는 90달러 수준에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4분기 예상되는 글로벌 원유 공급부족 규모가 OPEC 전망치보다 더 작을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미 에너지정보청(EIA)는 이날 단기 전망 보고서를 통해 4분기 전 세계에서 하루 23만 배럴의 공급이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4분기 유가 전망은 93달러로 제시됐다.

이런 가운데 뉴욕타임스(NYT)는 유가 전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변수들을 주목해야 한다고 짚었다.

라이스태드 에너지의 조르게 레온 이코노미스트는 "고유가 환경은 특히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는 미국에서 긴축이 지속될 가능성을 키운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조 바이든 행정부가 사우디 감산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방안으로는 "다른 산유국들을 통한 시장 공급확대"라며 "정치적으로 불쾌하겠지만 이란과 베네수엘라가 최적의 후보"라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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