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링스, 파산제도 허점 희생양 될 뻔… 기타법인 주식매매 법적대응 검토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9.15 16:58

채권 1원만 있어도 가능한 파산신청, 보복 수단 악용 논란
파산신청자 리워터솔루션, 올 초 설립 후 대표만 2회 변경
주가 급락 전 기타법인 매도… 미공개 정보 이용 확인 中

윌링스


[에너지경제신문 박기범 기자] 제이스코홀딩스의 계열사 윌링스가 파산제도의 허점으로 인해 기한이익상실(EOD)의 위험에 노출될 뻔했다. 하지만 파산신청 소송은 취하됐고, 윌링스 측은 기타법인의 석연찮은 거래에 대해 형사 고발도 검토 중이다.

15일 IB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윌링스는 리워터솔루션으로부터 파산신청을 받았다. 이유는 리워터솔루션이 물품공급 계약서에 따른 계약금 일부 및 잔금을 윌링스가 지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기 때문. 하지만 어떤 물품도 공급받지 않아 윌링스가 지급한 계약금 채권을 제외한 다른 채권채무 관계가 형성되지 않았으나 단 1원이라도 채권채무 관계가 있다면 파산신청이 가능하기에 이뤄진 일이다.

윌링스 측은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윌링스는 "악의적인 파산신청으로 판단해, 신청인 리워터솔루션 등을 대상으로 관련 소송사기 등과 관련하여 법률대리인을 통하여 민형사상 조치 등을 통해 적극 대응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리워터솔루션의 파산신청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지난 13일 법원의 심문 기일이 진행되기 전날 갑자기 파산신청 관련 소를 취하했다. 윌링스는 4거래일만에 거래가 재개됐고 14일에 상한가를 기록하며 주가를 회복했다.



◇파산신청 제도의 허점 노린 리워터솔루션

리워터솔루션이 파산 신청을 한 이유는 윌링스를 곤란하게 만들기 위함으로 추정된다. 윌링스 주식이 코스닥 시장에서도 5거래일 이상 거래 정지가 될 경우, 지난해 8월 말 윌링스가 메리츠증권에 발행한 제1회 전환사채(CB)의 기한이익상실(EOD) 조항이 발동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26일 공시한 전환사채 관련 공시를 보면 ‘발행회사(윌링스)의 보통주가 코스닥시장에서 관리종목 또는 환기종목으로 지정 혹은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하거나 개장일 기준 5일 이상 연속으로 거래가 중지되는 경우’를 기한이익 상실 사유로 명시해놨다.

윌링스 입장에서는 1거래일이 더 거래정지되었다면 사채권자인 메리츠증권의 판단에 따라 기한의 이익 상실 조항이 발동, 100억원을 바로 상환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었다는 의미다. 파산제도의 허점을 노린 것이다.

법무법인 린의 최효종 회생 및 파산 전문 변호사는 "자본금의 10% 이상의 채권을 가진 채권자만 신청할 수 있는 회생과 달리 파산은 채권이 단 1원만 있어도 신청이 가능하다"면서 "그리고 과거에는 법원의 결정이 나올 때까지 거래가 정지되었기에 보복의 수단으로 악용되곤 했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들의 민원이 상당했기에 지금은 거래소에서 자체적으로 판단해 법원 결정 전에도 거래정지를 풀어줄 수 있도록 제도의 개선은 있었다"면서도 "하지만 다른 주주들의 충격이나 동요 등 심리적인 부분까지 아우르는 제도 개선은 아니었다"라고 덧붙였다.



◇기타법인 미공개 정보 활용 매매 의혹

한편 윌링스는 이번 리워터솔루션의 파산신청 과정에서 불거진 기타법인의 매매와 관련해 추가적인 법적 대응을 고려중이다.

올 1월 설립된 리워터솔루션은 1년도 되지 않는 기간에 대표이사만 2번 변경된 법인으로 공고를 해야 할 홈페이지도 운영되지 않고 있다. 리워터솔루션과 같은 층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리워터월드는 지난 6월 윌링스에 제 3자 배정 유상증자 및 ‘리워터월드와 주식 및 경영권 매각을 비롯해 중수도 사업 공동 추진을 골자로 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회사였다.

윌링스 측은 리워터월드측에사내이사와 감사 자리를 제공하려고 임시주주총회를 일정도 잡는 등 적극적인 소통도 있었다. 하지만 리워터월드는 약속된 날까지 유상증자를 위한 대금을 납입하지 않았다.

윌링스 측은 거래 정지가 이뤄지기 전 기타법인의 매도 행위를 면밀히 검토 중이다. 윌링스의 한 고위 관계자는 "기타법인의 매도가 신청인(리워터월드, 리워터솔루션) 측의 매도가 맞다면 파산 신청이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것"이라면서 "이와 관련해 형사 고소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윌링스  하락 전 기타법인 거래량 점유율 추이
  시가 종가 변동률 거래량 기타법인 매수도 거래 점유율
9월 5일 12020 11790 3.68%하락 11만3334주 6821주 매도 6%
9월 6일 11770 11150 5.79%하락 15만1335주 1만1739주 매도 7%
9월 7일 11150 9200 17.49%하락 35만8055주 2406주 매수 0.6%
9월14일 11100 11960 30%상승 82만6481주 3만838주 매수 3.7%
출처=키움증권 영웅문


박기범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