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생성형 AI 시대, 실직하지 않으려면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9.17 15:00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각종 서비스들이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삼성SDS 행사에 갔다가 문득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어쩌면 생성형 AI가 예상보다 더 빨리 우리의 일자리를 대체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삼성SDS가 내놓은 서비스는 생성형AI 기반의 기업 전용 솔루션이다. 창작과 계획, 조사, 분석 등 사람의 힘으로만 가능할 것 같았던 오피스 업무에 생성형 AI를 도입한 것으로, 황성우 삼성SDS 대표는 "업무 생산성 향상과 함께 업무의 틀까지 바꾸는 ‘하이퍼오토메이션(HyperAutomation)’을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100년 전쯤에도 비슷한 고민을 한 학자가 있었다. 거시경제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영국의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John Maynard Keynes)는 지난 1928년 ‘우리 손주들을 위한 경제전망’이라는 논문에서 생산성과 과학기술의 진보가 후손들에게 새로운 종류의 문제를 안겨주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빅데이터의 창시자’로 불리는 토머슨 대븐포트(Thomas H Davenport) 미국 밥슨칼리지 교수도 지난 2017년 출간한 ‘AI시대, 인간과 일’이라는 저서에서 ‘3차 자동화 시대’에는 명백히 실직이 많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불안한 마음에 챗GPT에게 AI가 인류의 일자리를 뺏을 것인지를 물었더니 "일부 일자리는 AI에 의해 대체될 수 있지만, 이런 변화는 동시에 새로운 직업 기회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고 했다. 새로운 기회의 예시로는 AI 시스템을 다루는 전문직, 인간의 창의성과 판단력이 중요한 업무, 상호작용과 감성적인 요소가 중요한 분야를 꼽았다. 뻔한 얘기처럼 들릴 수 있지만, 이 시대에 우리가 실직을 면할 길은 딱 하나다. 컴퓨터가 정복하지 못할 영역을 찾아 기술을 발판삼아 올라서는 것이다.

삼성SDS이 이번에 내놓은 기업전용 자동화 솔루션의 이름은 ‘브리티 코파일럿(co-pilot, 부조종사)’이다. 기술은 부조종사의 역할을 하고, 진짜 조종은 결국 사람의 몫이라는 의미다. 생성형 AI 시대를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넋 놓고 있다가는 대체될지 모른다.
정희순

▲정희순 산업부 기자. hsju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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