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EPA/연합) |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뉴욕 선물시장에서 디젤 가격은 최근 배럴당 140달러를 돌파했는데 매년 이맘때와 비교하면 이는 사상 최고 수준이다. 유럽에서는 올 여름동안 디젤 가격이 60% 가량 폭등했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지난 금요일(15일) 브렌트유 선물 가격이 배럴당 95 달러선 문턱까지 오르는 등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이어왔다"며 "그러나 디젤 가격과 비교하면 원유 가격 상승세는 미미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디젤 가격이 폭등세를 보이고 있는 원인은 공급이 부족한 반면 수요는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산유국 협의체인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를 주도하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는 중질유가 풍부한 원유 감산 조치를 올해 말까지 이어가기로 발표했다. 통상 연말은 디젤 수요가 증가하는 시기로 꼽힌다.
디젤 수출국인 러시아의 경우 글로벌 시장에 대한 공급을 제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또 다른 디젤 수출국인 중국은 수출 할당량을 최근 상향했지만 올 연말까지 예상되는 공급 부족분을 메우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트레이더와 애널리스트들이 입을 모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디젤 수출은 5년래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정유시설들의 디젤 생산량 감소 또한 가격 강세의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올 여름 북반구에서 지속된 역대급 폭염으로 많은 공장들의 가동률이 감소했다.
또 공장들이 수요가 크게 회복했던 휘발유와 항공연료 생산을 늘린 점이 디젤 생산 감소로 이어졌다고 골드만삭스의 칼룸 브루스 애널리스트가 지적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는 산유국들의 감산 조치로 정유사들이 다른 원유를 처리하기 시작했는데 이로 인해 디젤 정제 수율이 최대 하루 100만 배럴 떨어질 것으로 추산했다.
아울러 글로벌 정유산업은 코로나19 여파로부터 아직도 회복하지 못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효율성이 저조한 공장들이 문을 닫았는데 석유 수요가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음에도 많은 시설들은 아직도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사진=로이터/연합) |
이와 관련, 국제에너지기구(IEA)의 토릴 보소니 석유시장 총괄은 "겨울철을 앞두고 특히 증류물 연료에 대해서 공급이 지속적으로 빡빡할 위험에 처해 있는 상황"이라며 "정유시설 또한 따라잡기 위해 애쓰고 있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컨설팅업체 FGE의 유진 린델 정제제품 총괄은 "공급차질이 근본적인 문제"라며 "특히 유럽 정유사들은 계획되지 않은 가동중단으로 인해 여름 동안 공급을 늘릴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런 와중에 디젤 수요가 높은 미국의 트럭운송 산업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물류회사인 JB헌트 트랜스포트 서비스는 소매업체들은 재고를 많이 소진한 상태인 만큼 미국 내 화물 수요가 증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또 컨테이너 운송 정보 플랫폼 프라이트 웨이브 리서치의 크레이그 풀러 최고경영자(CEO)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경기부양 프로그램에 따른 건설프로젝트가 디젤 트럭의 사용을 증가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미 에너지정보청(EIA)는 올해 디젤, 등유 등 증류물 연료 수요를 하루 393만 배럴로 최근 상향조정하기도 했다.
이같은 글로벌 디젤 공급제한은 인플레이션 반등 등을 포함한 경제적인 악영향을 초래한다. 에너지 정보업체 라피단 에너지그룹의 클레이 시겔 이사는 "디젤은 공장에서 시장으로 제품을 옮기는 18륜 트럭의 연료"라며 "디젤 가격 급등에 따른 운반비 상승은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