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R&D 자금 필요"...자본잠식 해소 기대
상장 후 매출 없어...기술특례 유예 202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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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드팩토 CI |
[에너지경제신문 강현창 기자] 코스닥 상장사 메드팩토가 글로벌 임상시험을 진행할 자금을 마련한다며 대규모 유상증자를 시행한다. 확인 결과 이번 유증은 임상보다는 상장 유지를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증자로 자본금을 확충하지 못하면 완전자본잠식을 해소하지 못해 상장폐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메드팩토는 지난 2019년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이후 지금까지 매출을 거두지 못한 기업이다. 이번 유증으로 급한 불을 끄더라도 향후 계속기업으로서 존속가능성에 의문이 계속된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드팩토는 지난 12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1159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주주배정 이후 실권주에 대한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한다.
유증을 통해 신주 1250만주를 발행할 예정이다. 주당 예정 발행가액은 9270원으로 이사회 개최일 주가 대비 35%가량 할인된 가격이다. 신주 배정비율은 주당 0.59주다. 신주 배정 기준일은 오는 10월5일이며 상장예정일은 오는 12월28일이다.
메드팩토 측은 이번 유상증자 로 유입되는 자금을 신약 파이프라인인 백토서팁의 글로벌 임상 시험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메드팩토는 매년 약 300억원 규모의 연구개발비를 집행한다. 하지만 상반기 기준 메드팩토의 현금성 자산은 130억원 수준에 그친다. 이에 임상을 계속하기 위한 자금을 수혈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증권신고서를 확인한 결과 다른 이유가 더 있다. 자본 확충을 통해 상장폐지를 피하기 위해서다.
메드팩토는 올해 약 380억원 규모의 당기순손실을 입을 것으로 가이던스를 내놓은 상태다. 메드팩토는 기술기업으로 기술을 개발한 뒤 이를 팔아 매출을 올려야 하는 회사다. 개발에 성공한 기술이 없어 매출도 ‘0’원이다. 설립 이후 매출을 기록한 적이 없지만 기술특례상장 제도를 통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상장 이후 기술수출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지만 지금까지 매출을 기록한 적이 없이 개발비만 사용하고 있는 중이다.
그 결과는 자본잠식이다. 메드팩토는 매년 당기순손실이 발생하면서 자본이 줄고 있다. 연결재무제표 기준 2020년 자본은 약 557억원이었으나 2021년 약 435억원, 2022년 약 323억원으로 지속적으로 자본이 감소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기준 자본잠식률은 206.66%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약 21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입으면서 자본은 112억원까지 줄어든 상황이다보니 흑자전환을 통한 자본잠식을 해소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코스닥 상장규정 제54조에 따르면 최근 사업연도 말 전액 자본잠식일 경우 시장에서 퇴출된다. 메드팩토는 기술특례상장 기업이다보니 해당 조치를 유예받았다. 하지만 이제 유예기간 5년이 끝나면서 연내 자본확충이 절실한 상황이다.
한편 김성진 메드팩토 대표도 이번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단 김 대표가 보유한 자금으로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 김 대표는 보유 중인 주식 일부를 블록딜로 매각한 뒤 이 돈으로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주식을 팔아 다시 주식을 사는 셈이다.
한편 금융투자업계는 메드팩토의 이번 유상증자에 대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메드팩토가 보유 중인 파이프라인의 임상 성공 가능성이 높았다면 자본잠식을 피하기 위해 3자배정 유상증자나 전환사채 발행 등의 방법을 사용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상장으로 600억원을 조달했던 회사가 유증으로 이보다 큰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주주들에게 받아내겠다는 것이어서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kh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