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기업 베셀②] 100원 파는데 원가 132원...냉정한 감사·실사 상폐 리스크↑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9.19 14:24

거듭된 적자로 좀비기업화 가속

유증 없이는 회사 정상운영 어려워



금감원서 감사인 직권으로 지정

감사 법인은 "계속기업 불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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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박기범 기자] 코스닥 상장사 베셀을 감사한 회계법인 삼정KPMG와 유상증자를 실사한 상상인증권은 모두 베셀 투자자들에게 사이렌을 울리고 있다.

15일 디스플레이 제조 장비를 생산하는 코스닥 상장사 베셀은 주주우선공모 방식으로 1337만919주를 유상증자해 359억원을 조달하기로 발표했다. 구주 1주당 신주 1.0127829800주를 배정하는 것이다. 또 소유 주식 1주당 2주의 비율로 신주를 무상으로 배정하는 증자도 시행한다. 19일 기준 시가총액이 약 395억원인 베셀이 시가총액의 90% 수준인 359억원을 조달하다 보니 기존 주식들의 희석은 불가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셀의 이사진이 유상증자를 선택한 이유는 베셀의 한계기업화가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계기업이란 통상적으로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이거나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재무구조가 부실해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뜻한다.


추이

베셀은 21년 이후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내지 못하고 있다. 21년부터 줄곧 손실이다. 적자가 누적되며 2022년말 잉여금은 사라지고 결손금이 생겨났다. 그런데 손실 폭이 급증한 것은 올해다. 올 상반기 별도 기준 6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영업손실률이 80%에 달한다. 특히 매출원가율이 132%에 달한다. 100원을 팔면 132원의 제작 비용이 들었다는 의미다. 올 하반기에도 이 흐름이 지속된다면 한계기업의 정의에 부합하게 되는 것이다.

적자 폭은 올해 급증했으나 금융당국에서는 경고음을 22년부터 울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10월 금융감독원은 3년 영업손실, 3년 이자보상배율 1배 미만을 이유로 삼정KPMG로 직권 지정하였다. 직권 지정은 ‘증선위 감리결과에 의한 감사인 지정 조치, 관리종목 등 투자자 보호를 위해 공정한 감사가 필요한 경우’에 지정한다.

당연히 감사도 까다로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정KPMG는 기존 자유수임한 대주회계법인보다 큰 ‘가군’회계법인이고, 금감원이 직권 지정하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정KPMG로 감사인이 변경되고 난 이후 이미 경고음은 나왔다. 삼정KPMG가 계속기업 가정의 불확실성을 지적한 것. 회계 제도는 사업을 꾸준히 영위할 것을 전제로 운영되고 있다. 그런데 적자가 이어지면서 결손금이 쌓이면 회사가 존속하기 어려운데 삼정KPMG는 베셀이 존속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관리종목 지정 및 상장폐지 리스크도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다. 상상인증권은 △상장폐지 가능성 △계속기업의 가정 불확실 △감사의견 부적정 의견 가능성 등을 모두 언급했다. 보수적으로 작성하는 투자설명서 특성상, 상장폐지 가능성 등이 자주 언급되곤 한다.

상폐가능성

하지만 감사의견 부적정부터 상장폐지 가능성까지 3가지를 모두 언급되는 경우는 드물다. 9월에 유상증자를 하기 위해 증권신고서를 새로 공시한 7개의 기업 중 3가지가 모두 언급된 기업은 없었다.

상장폐지에 관해서 상상인증권은 "비록 증권 신고서 작성 기준일을 기준으로는 해당사항이 없으나, 앞으로 재무건전성이 악화되는 등의 사정 변경이 발생할 경우 ‘코스닥시장 관리종목 지정 및 상장폐지 주요 요건’에 해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재무제표 작성에 전제가 된 계속기업 가정의 타당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하에서는 부채 상환과 기타 자금 수요를 위해 필요한 자금조달계획과 안정적인이익 달성을 위한 재무 및 경영개선 계획의 성패에 따라 그 타당성이 좌우되는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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