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 실적반등, 음료·주류 ‘제로 매직’에 달렸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9.25 16:24

칼로리 제로에 '선택과 집중' 실적 개선 가속도



펩시 수입 과일탄산 중단, 토종 '탐스제로' 집중



처음처럼 새로, 소주 20%대 진입 마케팅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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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칠성음료가 판매하는 제로 탄산음료 ‘탐스 제로’ 제품들. 사진=롯데칠성음료


[에너지경제신문 조하니 기자] 올 들어 수익성이 주춤한 롯데칠성음료가 주력 사업인 음료·주류부문에서 ‘제로 매직’을 실현하며 실적 반등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매출 효자인 제로 탄산 위주로 음료 포트폴리오를 손질하고, 주류 실적을 견인하는 제로 슈거 소주 ‘처음처럼 새로’ 판매에 집중하는 것이다.


◇미린다 단종…자체 제로 탄산 키운다

2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최근 ‘미린다’와 ‘트로피카나 스파클링’ 등 주요 과일향 탄산음료를 생산을 중단했다. 시중에 판매중인 재고를 제외하고 캔과 페트병 등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제품과 병·디스펜서용 시럽 등 B2B(기업 간 거래) 제품까지 더 이상 만들지 않는 것이다.

업계는 롯데칠성음료가 자체 브랜드(PB) 육성을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을 취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동안 롯데칠성음료는 미국 펩시콜라 제조사인 ‘펩시코’ 본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미린다와 트로피카나 원액을 수입해 제조, 판매해왔다. 이에 생산 중단 시 매년 브랜드 사용료로 지불한 로열티를 아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비용 효율화와 함께 롯데칠성음료는 자체 과일향·제로 탄산음료인 ‘탐스 제로‘로 빈자리를 대신한다는 계획이다.

탐스 제로는 1990년대 단종된 ‘탐스’를 제로 칼로리 탄산음료로 재해석해 내놓은 제품이다. 지난해 3월 말 등장한 이래 355㎖ 캔 기준 매월 600만캔 이상 팔릴 정도로 소비자 호응을 얻고 있다.

롯데칠성음료가 제로 음료 육성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는 실적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47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 늘었다. 반면에 영업이익은 4.1% 감소한 1185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음료사업만 떼어보면 별도기준 매출액 9610억원, 영업이익 868억원으로 각각 5.7%, 11.6%씩 늘었다. 먹는샘물·커피·주스 제품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뒷걸음친 가운데, 제로 탄산을 내세운 탄산음료 제품군 매출이 4788억원으로 11% 늘면서 실적 방어에 성공한 것이다.

매출도 좋은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2021년 900억원을 기록한 제로 음료 매출은 지난해 1900억원, 올 상반기 약 1400억원으로 규모가 커졌다. 롯데칠성음료는 남은 하반기를 포함해 연내 제로 음료 매출만 30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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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처음처럼 새로 1주년 팝업 매장앞에서 고객들이 줄을 서고 있다. 사진=롯데칠성음료


◇잘 나가는 새로, 점유율 확대 나선다

제로 매직이 빛을 발하는 것은 주류사업도 마찬가지다. 이달 출시 1주년을 맞은 제로 슈거 소주 ‘처음처럼 새로’가 높은 판매량을 올리면서 시장 안착에 성공한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말 처음처럼 새로는 누적 판매액 1000억원을 돌파하며 메가 브랜드 계열에 진입했다. 출시 7개월 만인 지난 4월 1억 병 판매고를 올리기도 했다. 16도인 저도수와 과당을 넣지 않은 제품 특성을 내세워 젊은 층 중심으로 인기몰이를 한 게 주효했다.

처음처럼 새로의 효과로 외형 성장을 거뒀지만 수익성이 떨어진 것은 풀어야 할 숙제다. 올 상반기 별도기준 롯데칠성음료의 주류사업 매출은 40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 신장했으나, 영업이익은 198억원으로 36.5% 감소했다.

올 1~2분기 처음처럼 새로의 월매출만 약 100억원 이상을 넘어서며 소주부문 매출을 견인했지만, 원가 부담·마케팅 비용 증가 등의 이유로 다소 저조한 수익성을 거둔 것이다. 다만, 지난해 2분기 15%였던 국내 소주시장 점유율이 올 2분기 21%까지 뛴 만큼 고정 수요층도 확보했다는 게 회사의 입장이다.

이에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처음처럼 새로의 연매출 목표를 1300억원으로 잡고 마케팅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팝업 매장을 운영하며 고객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표 캐릭터인 ‘새로구미’ 출생지인 강릉 동대굴을 콘셉트로, 관람존과 포토존 등 체험 콘텐츠를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매장 내 예약제로 운영되는 새로구미 한복 체험행사는 전체 매진 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현장에서 판매 중인 다양한 새로 굿즈들도 향후 자사몰인 칠성몰에서 판매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inahoh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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