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건설사도 부도 공포 확산?…부동산PF 리스크 심각 단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9.25 13:55

한기평, 대형건설사도 PF우발채무 과도해 리스크 ‘경고’



코오롱글로벌·신세계건설·동부건설·한신공영·SK에코플랜트 등 하방 압력 가중



"고금리·미분양 사태 장기화될 경우 대형건설사도 도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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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김준현 기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발(發) 부도 위기가 대형건설사까지 확산됐다. PF 부실로 인해 자금줄이 막혀 중소·중견 건설사들의 법정관리 및 폐업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같은 부도 공포가 대형건설사로 확산될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 대형건설사 중 태영건설 PF우발채무 리스크 가장 높아


2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D(디폴트)의 공포:레고랜드 그 후 1년, 건설업은 정말 생사의 기로에 있을까’ 리포트를 통해 "태영건설 등이 여전히 PF우발채무가 과도해 리스크 대응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앞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자사 보증 PF유동화증권을 잇따라 매수한 바 있다. 태영건설 계열사인 시행사 네오시티가 발행한 3개의 PF유동화증권 총 1528억원, 다른 계열 시행사인 에코시티의 PF대출 유동화증권도 81억원 인수해 총 1609억원을 직접 매입했다. 보증채무를 직접 인수하는 것은 PF우발채무 차환이 여의치 않다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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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8월말 기준 건설사들의 부동산프로젝트(PF) 우발채무가 레고랜드 사태 전인 2022년 6월말 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출처=한국기업평가의 ‘D(디폴트)의 공포:레고랜드 그 후 1년, 건설업은 정말 생사의 기로에 있을까’ 리포트.


이미 태영건설의 신용 우려는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나이스신용평가는 상반기 정기평가를 통해 태영건설의 신용등급을 기존 ‘A(부정적)’에서 ‘A-(안정적)’로 강등했다.

게다가 최근에는 한 유력 언론을 통해 태영건설이 금융당국에 ‘구조 요청’을 보냈다는 보도가 이어질 정도로 ‘부실 우려’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다만 태영건설 관계자는 "요즘 같은 시기에 회사가 탄탄하지 않다면 자금조달 자체가 불가능하다. 실제 회사의 영업실적은 상승했고 자금 또한 낮은 금리로 조달하고 있다"며 "최근 수주 같은 경우에도 PF가 없는 사업장 위주로 하고 있으며 백현마이스도 그 중 하나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한 언론에서 제기한 금융당국 구조요청 보도나 세간의 회사 유동성 의혹은 ‘사실무근’이다"라고 해명했다.


◇ 대형·중형 건설사 모두 하방압력 가중


앞으로도 위기설은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한기평에 따르면 자금(PF)·분양·시공에서 한 가지 요소라도 리스크 수준이 높거나 과중한 재무부담을 장기간 지속하는 업체들의 하방 압력이 높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먼저 대형에선 SK에코플랜트가 하방 압력이 크다. 잇따른 지분투자 및 운전자본투자 증가에 따른 자금 순유출, 연결 자회사의 차입금 편입 등으로 연결기준 순차입금이 2020년말 1조1000억원에서 2023년 6월말 기준 4조4000억원까지 증가했다.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 효과를 감안해 확대된 재무부담에 대한 모니터링 기간을 부여하고 있으나 단기가 내 기업공개(IPO) 등 비영업적 요소를 통한 자본 확충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등급 하방 압력이 높아질 전망이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차입금과 관련해서는 전사 사업계획에 맞춰 전략적으로 투자한 건으로 차입 규모는 관리 가능한 범위다"라며, "환경·에너지 사업 밸류체인 완성을 위한 전략적 투자는 대부분 마무리가 됐으며 재무건전성 개선 및 내적성장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견에서는 코오롱글로벌이 자동차판매 분할 이후에도 재무부담이 과중한 수준을 지속하고 있고, 미착공 PF우발채무가 보유 현금성자산의 2.7배 수준이기에 차환 등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때다. 신세계건설은 공급과잉 및 분양경기 저하 우려가 큰 대구지역에 다수 사업장을 보유하고 있어 미분양위험이 높은 수준이다. 동부건설과 한신공영은 민간주택 사업의 지역적 분포가 전반적으로 열위에 있는 가운데, 공급과잉 우려로 분양경기 저하가 큰 폭으로 나타난 대구·인천 등에 토지 매입이 진행되고 있어 재무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

한편 중소·중견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법정관리와 폐업은 이미 현실화됐다. 최근 시공능력평가 상위 15% 수준인 국원건설은 최종 부도처리됐다. 또한 이달에만 대우산업개발, 동흥개발이 회생절차에 들어갔고, 수원회생법원에서는 평택시에 위치한 삼호건설, 울산회생법원에서는 굿모닝토건이 회생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박지훈 비욘드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PF대출의 고금리와 미분양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현금흐름이 막혀 흑자도산(건전기업이 자금변통이 안돼 부도나는 것)하는 대형건설사도 발생할 수 있고, 주택공급시장이 더 불안정해질 우려도 있다"며 "정부는 하루빨리 현금 흐름을 확보할 수 있는 대비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daniel1115@ekn.kr, kjh123@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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