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부코핀은행 디지털 재정비 내년 6월 완료…지배구조는 정답 없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9.25 14:50

11월 임기 종료 앞두고 기자간담회

"코로나로 부코핀 어려웠지만 빠른 속도로 회복"



"KB금융, 세계 60위권은 아쉬워"

"지배구조 각 기업 맞도록 발전시켜야"

'남은 기간 인수인계에 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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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 신관에서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에너지경제신문)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의 디지털 시스템 재정비는 내년 6월 정도면 완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영업 인력과 체계도 재정비해 디지털 부분을 보강하며 디지털에 강점이 있는 은행을 만들고 싶다."

25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 신관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이처럼 말했다. 오는 11월 자리에서 물러나는 윤 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9년 동안 KB금융을 이끌어 온 소회를 밝혔다.

2014년 KB금융 회장으로 취임한 윤 회장은 KB금융을 다시 리딩금융 반열에 올림과 동시에 KB금융의 해외 사업 확대도 주도해 왔다. 그동안 KB금융은 해외 부문에서는 다른 금융그룹에 비해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윤 회장 체제 아래 2018년 KB국민은행이 인수한 부코핀은행은 아직 흑자 전환을 하지 못한 상태다. 국민은행은 2025년을 흑자 전환 시점으로 예상하고 있다.

윤 회장은 "문제가 있는 은행을 합리적인 가격에 인수해 정상화를 시켜 빠른 속도로 좋은 은행을 만들고 싶다는 게 욕심이었지만, 부코핀은행을 인수하자마자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며 여러 어려운 상황을 겪었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코핀은행을 인수할 때는 먼저 빠른 속도로 부실 채권을 정리하고, 두 번째는 기존의 취약한 전산 시스템을 완전히 선진 전산시스템으로 재정비하며 연금 등 부코핀은행이 강점으로 가진 부분을 살려나가는 것이 욕심이었지만,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오히려 부실 채권이 확대되고 디지털 부분의 작업이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다행스럽게 코로나19가 풀리면서 빠른 속도로 작업들을 해나가고 있다"며 "부실채권 부분은 좀 더 시간이 걸리겠으나, 정보기술(IT) 시스템을 완전히 재투자하는 것은 내년 6월 정도에 완료되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윤 회장은 재임 기간 중 아쉬운 성과로 KB금융이 세계 순위에서 60위권에 머물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KB금융이 리딩금융그룹을 표방하고 있는 데다 우리 경제 규모로 보면 10위권에 들어야 하지만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윤 회장은 "특히 은행업은 자본 비즈니스로 자본이 없으면 자산을 늘릴 수 없는데, 자본 규모를 최소 2.5배 이상을 늘려야 20위권에 근접할 수 있다"며 "개별 회사 차원에서 노력해 가능할 것이냐는 부분은 우리가 같이 고민하고 방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B금융의 해외 전략으로는 금융사의 글로벌화를 설명하며 KB금융이 추진하고 있는 투트랙 전략을 설명했다. 윤 회장은 "(해외 부문은) 현재 격차가 굉장히 벌어져 있어 단기에 이게 해결 가능하리라고 환상을 가져서는 안된다"며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금융 자산을 키우는 것도 글로벌라이징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유감스럽게도 많은 투자 부분이 국내 부동산에 집중돼 있는데, 안타까운 부분이 있다"며 "금융자산을 잘 활용해 돈이 돈을 벌 수 있도록 금융회사의 역할이 굉장히 크다고 생각하고 있어 해외 자산 운용에 대한 역량을 확충하고 있다. 이런 자산운용과 CIB(기업투자금융)은 선진국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흥국인 이머징 마켓은 한국의 연장이라고 생각하고, 종합금융회사로 경쟁력을 확충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며 "인수·합병(M&A)을 통해 시간을 절약하고 확장 속도를 빨리하는 방향도 병행을 계속할 생각이다"고 했다.

이번 KB금융 차기 회장 선출 과정에서 KB금융의 지배구조가 주목을 받은 가운데, 윤 회장은 "지배구조는 답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각 회사의 상황과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각 기업 체질에 맞는 지배구조를 개발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CEO(최고경영자)의 가장 중요한 책무 첫 번째는 재임하는 기간 중 가장 좋은 성과를 내면서 발전 토대를 만드는 것이고, 두 번째는 본인의 뒤를 이어 좋은 CEO가 나와 더 잘 할 수 있는 시스템 체제를 정비하고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런 부분에서 취임 초부터 후계자 육성 프로그램을 이사회하고 긴밀하게 서로 협의하며 진행했다"고 했다. 이어 "제 책무는 내부의 후보자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것이고, 선택은 사외이사들의 전체적인 권한이다"며 "이번 차기 회장 선정 과정은 내·외부 후보자들에게 공정한 기회를 줘야 한다는 것에 굉장히 신경을 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8일 차기 회장으로 선정된 양종희 내정자가 은행장을 거치지 않았다는 평가에 대해 윤 회장은 "양 내정자는 20여년간 은행에서 근무했고, 모든 부분에 대해 경험을 가지고 있다"며 "또 지금은 이재근 국민은행장이란 든든한 버팀목이 있다"고 했다.

그는 "제 임기가 두 달여 남았는데, 양종희 내정자가 가벼운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도록 남은 기간동안 인수인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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