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달러가 세계 최고"…엔화 환율은 연중 최고점 경신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9.26 15:00
엔화

▲엔/달러 환율(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국 달러화가 세계 최고의 안전자산으로 부각되면서 달러 가치가 치솟고 있다. 그 영향으로 일본 엔화는 물론 스위스 프랑화, 유로화 등의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6일 블룸버그통신은 "달러화는 중요하면서도 유일한 피난처라는 것을 다시 한번 증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장기화 기조에 이어 미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우려가 달러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노무라증권의 앤드류 타이스허스트 금리 전략가는 "달러화는 높은 수익과 성장을 안겨주는 안전자산"이라며 "국가간 성장률 격차, 고금리, 위험회피 심리 등으로 달러화는 앞으로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코메르츠방크의 에스더 라이첼트 외환 전략가는 "미국 달러화에 상당한 낙관론이 반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 영향으로 지난 4거래일 동안 연속 오른 블룸버그 달러 현물지수는 이달에만 1.8% 급등해 작년 12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반면 나머지 안전자산들은 대부분 손실로 이어졌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실제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후 3시 기준,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48.96엔을 기록, 올해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엔화 환율은 달러당 150엔을 돌파했던 작년 10월 하순 이후 약 11개월만 최고치이며 일본 정부가 작년 9월 약 24년 만에 직접 시장 개입에 나섰을 때(달러당 145.9엔)보다 높은 상황이다.

엔화 환율은 일본은행이 지난 22일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하기로 결정한 이후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엔화에 이어 스위스 프랑화와 유로화는 각각 3월, 5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라왔다.

또 글로벌 국채를 추종하는 지수는 이달에만 2.9% 하락하는 등 올 들어 최악의 달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달러화가 지지받고 있는 배경엔 미국 국채금리가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채권 금리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가 25일(현지시간) 연 4.5%를 넘어서며 16년 만의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30년 만기 미 국채수익률 또한 수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고금리에 따른 경기침체로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기준금리를 더 올리기 부담스러운 입장이지만 미국에선 고금리가 예상보다 더 오래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 유럽중앙은행(ECB)은 최근 기준금리를 연 4.5%로, 수신금리는 연 4.0%로 각각 0.25%포인트씩 올렸지만 이번이 마지막 금리 인상일 수 있음을 시사했다. 

ECB는 금리 인상 후 내놓은 자료에서 "현재 평가에 따르면, (ECB) 정책위원회는 ECB 기준금리가 충분히 장기간 유지된다면 인플레이션이 적시에 목표치로 회복되는 데 상당한 기여를 할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판단한다"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반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20일 기준금리 동결 결정 이후 기자회견에서 물가 상승률을 연준 목표치인 2%까지 되돌리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며 "적절하다고 판단할 경우 우리는 금리를 추가로 올릴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비판 라이 CIBC 글로벌 외환 전략총괄은 "중앙은행들은 금리가 이미 정점에 와 있거나 이에 근접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며 "반면 미국 경제는 다른 나라들만큼 거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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