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손보사 4곳
지난 8월까지 누적 손해율 80% 미만
전년 대비로도 선방
업계 "자보료 내리면 손해율 높아져…중소형사도 경영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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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를 비롯한 손보 빅4의 올해 1~8월까지 누적손해율은 80% 미만을 기록했다. 연합 |
[에너지경제신문=박경현 기자]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 85%를 차지하는 대형 손해보험사 4곳의 지난 8월까지 누적 손해율이 80% 미만으로 집계됐다. 양호한 수준의 손해율로 인해 보험료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업계는 아직 방향성을 결정하기에는 시기상조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고 있다.
3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올해 1~8월까지 누적손해율로 전년 동기대비 0.3%p 오른 78.1%를 기록했다. 현대해상은 0.6%p 하락한77.8%를, DB손해보험은 전년 동기 대비 0.7%p 상승한 77.7%를, KB손해보험은 0.4%p 늘어난 77.6%로 집계됐다.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은 사고로 인해 회사가 지급한 보험금을 가입자가 낸 보험료 총액으로 나눈 비율이다. 업계에서는 사업운영비를 고려할 때 자동차보험의 손익분기점에 해당하는 손해율을 80%대로 보고 있다. 즉, 80%대 미만의 손해율이 나타난다면 영업비의 흑자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중소형사의 1~8월 누적 손해율 또한 양호한 수치를 기록했다. △메리츠화재 77.6% △한화손보 80.8% △롯데손보 79.5%가 각각 80%대 이하를 나타냈다. 반면 △흥국화재 87.8% △MG손보 104.3% △하나손보 91.2% △악사손보 88.7%로 나타나 일부 중소형사는 누적 자동차보험에서 영업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8월 한달간의 손해율로 범위를 좁혀봐도 모두 전년 대비 개선된 결과를 보였다. 삼성화재는 전년동기 대비 1.0%p 감소한 82.8%를 기록했다. 현대해상은 1.0%p 하락한 79.9%를, DB손보는2.9%p 하락한 80.0%, KB손보는 2.3%p 줄어든 80.8%를 나타냈다. 지난해 8월 수도권 집중호우로 손해율이 치솟았던 것과 달리 올해는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가 덜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집중호우나 폭풍 등 자연재해가 예상됐던 8월까지 손해율이 전반적으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자동차보험료 인하 가능성은 더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올해 초 손해보험사들은 대형사들을 중심으로 평균 2%대로 보험료를 인하한 바 있다.
다만, 업계는 그간 누적된 자동차보험 적자가 있어 보험료 인하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또한 일시적인 이익이 났을 수 있지만 보험료 인하 시 내년에는 다시 손해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비치고 있다.
중소형보험사의 경우 대형사보다 불안정하게 나타나는 손해율과, 보상조직이 대형사에 비해 단단하지 않은 점이 변수다. 특히 중소형사의 경우 자연재해와 휴가철 등 사고가 잦은 8월 한달 간 손해율을 보면 대부분 80%대 이상을 나타내 손실을 기록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흥국화재 90.2%(+0.6%p) △MG손보 123.8%(+11.2%p) △하나손보 97.4%(+2.1%p) △악사손보 87.3%(-2.3%p)는 모두 80%를 훌쩍 웃도는 손해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77~80% 수준이면 사업비를 포함해도 자동차보험에서 흑자가 난다고 보고 있다. 업계는 당국으로부터 연말쯤 보험료 인하 논의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손보업계는 여름철 대형사 4곳의 손해율이 80%대를 밑돌았다는 지표만으로 자보료를 내려도 된다고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강조한다.
한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보험료와 관련해 예상하는건 아직 시기상조로 보인다"며 "하반기에 손해율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어 겨울철 손해율 상승을 지켜보면서 방향을 결정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적정 손해율 구간이 맞지만 보험료를 인하하면 당장 내년에 다시 손해율이 높아지는 부분이 있다. 실제로 손해율이 80% 이하여도 이익이 나지 않은 것으로 추산되는 회사도 있어 연말까지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중소형사의 경우 가격 민감도가 매우 높고 보험료 경쟁력이 중요한데 대형 4개사 기준 손해율로 자보료를 더 낮추게 되면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pearl@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