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4분기부터 은행채 발행한도 폐지...은행채 발행 늘어난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0.03 14:29

과도한 수신 경쟁 차단...은행권 자금 조달 ‘숨통’



은행채 발행 증가, 시장금리 상승...금리 오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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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영업점.(사진=에너지경제신문DB)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금융당국이 과도한 수신 경쟁으로 인한 시장 불안을 차단하고, 은행권의 안정적인 자금 확보를 위해 4분기부터 은행채 발행 한도를 폐지하기로 했다. 은행 입장에서도 고금리로 수신 경쟁을 하는 것보다 은행채를 발행하는 것이 자금조달 비용이 더 저렴하고 안정적인 만큼 4분기에도 은행채 발행을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4분기부터 은행채 발행 한도 제한 조치를 폐지하기로 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말 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채권시장 불안이 심화되자 대표적인 초우량채인 은행채 발행을 사실상 중단시켰다. 은행채 발행이 늘면 채권시장 수요를 빨아들여 일반 회사채 등에 대한 소외가 극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금융위는 차환 목적의 은행채 발행(월별 만기 도래 물량의 100%)만 제한적으로 허용하다가 올해 3월부터는 월별 만기 도래 물량의 125%까지 발행을 허용했다. 7월부터는 분기별 만기도래액의 125%로 발행 규모를 관리했다.

그러나 이달부터 은행권이 지난해 말 고금리로 유치한 예적금 상품들의 만기가 도래하면서 자금 수요가 커지자 발행 한도를 아예 풀기로 했다. 은행권이 작년 말 채권 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 통로가 막히자 예금금리를 연 5%까지 올리며 수신 경쟁에 뛰어들었다. 금융권에서는 당시 늘어난 수신 규모를 100조원대로 추산했다.

실제 최근 은행권은 원활한 자금 조달을 위해 은행채 발행을 늘리고 있다. 지난달 순발행된 은행채 규모는 약 4조7000억원이다. 은행채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7월까지 5월 한 달을 제외하고는 줄곧 순상환, 즉 채권 발행 규모보다 상환 규모가 많은 기조를 이어갔다. 그러나 8월 3조7794억원의 순발행으로 돌아선 이후 9월에는 순발행 규모가 더 커졌다.

올해 4분기 만기 도래하는 은행채가 46조2902억원이고, 이 중 5대 은행(KB,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은행)의 경우 만기 예정인 은행채가 12조4100억원이다. 은행권은 만기도래분에 대해 차환 발행을 하거나 차환 범위 이상으로 순발행한다는 계획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높은 금리로 수신 경쟁을 벌이는 것보다 은행채를 발행하는 게 자금 조달 비용이 더 저렴하고 안정적이다.

다만 은행채 발행 증가는 시장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는 점을 고려할 때 은행의 대출, 예금금리는 당분간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채 금리가 오르면 은행채 금리를 기준으로 삼는 대출금리도 올라가기 때문이다.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은행의 지난달 27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4.000~6.471% 수준이다. 8월 말(연 3.830~6.250%)과 비교해 상단이 0.221%포인트(p), 하단이 0.170%포인트 올라갔다. 주요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상품 금리도 4%대로 올라섰거나 4%대에 육박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WON플러스예금 금리는 1년 만기 기준 4.05%였다. KB국민은행의 KB Star 정기예금은 최고금리가 4.05%,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은 최고금리 4.03%였다. 하나은행의 하나의정기예금 최고금리는 1년 만기 기준 3.9%이고, NH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은 최고금리가 3.9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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