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은행 주담대 변동금리 최고 연 6.28%
미국 국채 오르며 채권 금리 상승
은행채 5년물 금리 4.795%…올 들어 가장 높아
은행채 발행 한도 폐지, 수신금리 인상도 영향
![]() |
▲서울의 한 시중은행.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추석 연휴 이후 은행채 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대출 금리 상승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국채 금리가 16년 만에 최고치를 찍은 가운데 국내 채권 금리의 상승 분위기도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다.
여기에 은행채 발행 제한이 폐지되고 예적금 금리도 높아지면서 대출 금리 인상을 부추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5일 각 은행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는 이날 기준 연 4.17∼6.28%로 나타났다. 지난달 중순(연 4.05∼7.04%) 대비 상단 금리는 떨어졌지만 하단 금리가 0.12%포인트(p) 더 올랐다. 혼합(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연 4.00∼6.23%를 기록했다.
신용대출 금리도 상승세다. 이날 5대 은행의 신용대출(은행채 6개월) 금리는 연 4.58∼6.58%를 기록했다. 지난달 중순(연 4.43∼6.43%) 대비 최저, 최고 금리가 모두 0.15%p씩 상승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금리 기조 장기화 전망에 따라 미국 국채 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국내 채권 금리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국채 금리는 국내 국채 금리의 기준이 되고, 은행채는 국내 국채 금리의 영향을 받는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3일 4.81%까지 치솟았고, 4일에는 4.88%까지 상승했다. 2007년 8월 이후 16년 만에 가장 높다.
국내 은행채 금리도 올 들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4일 기준 주담대 혼합(고정)형 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AAA) 5년물 금리는 4.795%로 올 들어 가장 높았다. 은행채 6개월물 금리는 4.043%를 기록하며 올해 처음으로 평균 4%를 넘어섰다.
여기에 국내 은행채의 발행 한도 제한이 풀리고 예·적금 금리도 높아지면서 은행채 금리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과도한 수신경쟁을 막기 위해 은행채 발행 한도 제한을 이달부터 폐지했다. 채권 발행이 늘어나면 채권 가격은 하락하는 반면 채권 금리는 오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채는 지난 7월 순상환 기조에서 지난 8월 3조7794억원 순발행으로 전환한 후 지난 9월 4조6800억원까지 늘었다. 이달 1일부터 5일까지는 2400억원의 순발행액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 레고랜드 사태 이후 은행채 발행이 막히자 은행들이 고금리를 통해 끌어들인 116조원의 예·적금 상품의 만기도 앞두고 있다. 수신 상품 재유치를 위해 은행들은 정기예금 금리를 연 4%대까지 높이고 있는데, 수신 금리 인상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에 반영돼 변동형 주담대 금리 인상을 자극한다.
미국이 고금리 기조를 한동안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내의 고금리 상황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한국금융학회와 함께 진행한 정책심포지엄에서 "앞으로 높은 금리 수준이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예상치 못한 금융불안 발생 시 유동성이 적시에 충분히 공급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잘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