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8월 중국서 2차전지 59억달러 수입
전구체·수산화리튬 등 핵심광물 대부분 중국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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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의 한 리튬 광산(사진=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나광호 기자] 국내 2차전지 산업이 여전히 중국의 의존도가 높아 시장 확장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부규정에 따라 한국산 배터리가 미국에서 세액공제를 받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2차전지 관련 세액공제를 받기 위해서는 내년부터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추출·처리된 핵심광물이 50% 이상이어야 한다. 2027년부터는 이 비율을 80%로 맞춰야 한다.
그러나 올 1~8월 전구체 수입액 28억달러(약 3조7794억원) 중 96.4%가 중국에 집중됐다. 니켈·코발트·알루미늄 산화물과 코발트산 리튬은 전량 중국으로부터 수입됐다.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23 상반기 특정국 의존도 품목 수입액 현황’ 자료를 토대로 2차 전지 제조용 △인조흑연 △니켈·코발트·망간 산화물의 리튬염 △니켈·코발트·망간 수산화물 등도 중국 의존도가 90%를 넘었다고 설명했다. 산화리튬·수산화리튬 (82.3%)과 산화코발트(69.4%) 및 2차전지 제조용 격리막 (61.3%)의 중국 의존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차전지 무역적자가 11억달러를 돌파한 것도 문제로 꼽힌다.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이 흑자를 기록했으나 전기차용 제품에서 27억달러(약 3조6445억원) 이상의 적자가 발생한 것이다.
이장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8월 전체 2차전지 수입액이 62억달러(약 8조3743억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 중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금액은 59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전체 수입액과 맞먹는 수치다.
이는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등이 중국 공장에서 생산된 2차전지를 국내로 들여오는 까닭으로 풀이된다. 이 의원은 올 8월까지 이들 3사의 중국 수입액이 48억달러(약 6조4790억원)로 이미 지난해 연간 수입액(46억달러)을 넘어섰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수산화리튬 수출통제 등의 조치를 단행하면 국내 배터리 제조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비축 목표가 100일분인 리튬의 실제 비축량이 5.8일분에 그쳤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현재 투자가 확정된 6조원 상당의 프로젝트가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 기업들이 국내에 중국 업체와 지분변동이 가능한 합작법인 설립 등을 추진하고 있으나 중국 정부가 소유·통제 중인 기업이 해외우려기업(FEOC)의 타깃이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정부는 그간 진행된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우리에게 유리한 규정이 만들어질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하고 있다"며 "원자재(광물)·핵심소재 확보부터 생산과 리사이클링 등 전주기에 대한 수급계획 수립을 통해 배터리 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산업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spero1225@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