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를 곳은 계속 오르니 입주권이라도 사자"…수도권 입주권 거래량 바닥신호?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0.11 15:36

지난달 서울 입주권 거래, 지난해 동기 대비 7배↑



수도권 곳곳에서 입주권 거래 신고가 행진 이어져



전문가 "입주권 거래 증가 현상 당분간 이어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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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상승 및 향후 주택 공급 물량 감소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프리미엄이 붙은 입주권 거래량이 증가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올림픽파크포레온) 공사 현장. 연햡뉴스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최근 수도권 청약 시장에 훈풍이 불면서 경쟁률이 높아짐과 동시에 향후 주택 공급 물량이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프리미엄(P·웃돈)이 붙은 입주권 거래가 급증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수도권 내 부동산 바닥 신호라는 의견이 제기돼 수요자들의 관심이 커져가고 있다.

11일 국토교통부 부동산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의 아파트 입주·분양권 거래 건수는 총 739건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입주·분양권 거래 건수는 지난해 동월(349건) 대비 111.7% 이상 폭증하는 등 부동산시장이 강한 반등 신호를 보내고 있다. 특히 재건축·재개발 후 입주할 자격을 갖는 입주권 거래가 반등기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 서울 입주권 거래량 눈에 띄게 증가해

특히 서울의 입주권 거래 건수는 눈에 띄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서울의 입주권 거래 건수는 2건에 불과했지만 지난달 서울에서는 총 14건의 입주권 거래가 체결되면서 지난해 동월 대비 7배 증가했다.

서울의 입주권 거래 건수는 지난 6월 75건, 7월 46건, 8월 36건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대비 증가한 수요자들의 관심을 대변하고 있다.

이처럼 입주권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수도권 곳곳에서는 입주권들이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아파트 실거래가 빅데이터 아실에 따르면 1만2000가구 이상 대단지로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단지로 평가받으며 전 국민의 관심을 끌었던 서울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올림픽파크포레온) 전용면적 109㎡ 입주권은 지난달 21일 26억587만원에 거래되면서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4월 5일 해당단지 동일면적 입주권 거래(20억3520만원) 대비 약 5개월 만에 6억원 가까이 상승한 금액이며 지난달 6일 체결된 직전거래(24억1804만원)와 비교해도 2억원 가까이 오른 것이다.

지난해 말 강북 최대어로 평가받던 성북구 장위동 ‘장위자이레디언트’ 전용면적 84㎡ 또한 지난달 8일 11억2875만원에 입주권 계약을 체결하면서 신고가를 경신했다.

경기도 아파트 단지 입주권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말 광명 대장주로 평가받으며 많은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었지만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던 경기도 광명시 철산동 ‘철산자이더헤리티지’ 전용면적 59㎡ 입주권은 지난 8월 18일 8억8644만원에 손바뀜하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동일면적 일반 분양가가 7억원대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최대 1억원 이상의 프리미엄이 붙은 셈이다.


◇ 분양가 상승·공급 물량 감소 영향

입주권 거래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는 것은 향후 분양가 상승과 공급 물량 감소를 예상하는 수요자들의 심리가 크게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분양가 상승을 의식한 수요자들이 몰리면서 최근 수도권 분양시장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1순위 청약 경쟁률은 지난 1월 0.28대 1에 불과했지만 그 다음 달부터 꾸준히 상승하더니 지난 8월에는 평균 36.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처럼 청약시장 경쟁률이 지속적으로 오르자 일부 수요자들 사이에서는 향후 가치 상승을 고려해 입지가 좋은 아파트 단지에 한해서는 프리미엄을 주더라도 입주권을 매수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공급 물량 감소 신호 또한 입주권 거래 증가에 영향을 끼쳤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7월 수도권 전체 주택 인·허가는 7만8889가구로 10만9935가구였던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28%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전문가들은 입주권 거래량이 당분간 증가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MD상품기획비즈니스학과 교수)는 "입주권 거래량 증가는 부동산 시장 바닥 인식과 향후 아파트 가격이 분양가보다 반드시 오를 것이라는 믿음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의 결과"라며 "각종 경제적 이슈로 인해 해당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daniel111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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