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이면 수도권에 내 집 마련…갭투자 다시 성행 ‘조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0.17 15:33

경기 화성·인천 연수·수원 영통·김포 장기 등 갭투자 활발



전세-매매가 격차↓·분양가 상승 등 갭투자 증가에 영향



전문가 "제 2의 ‘노도강’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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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가 동반 상승하면서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가 다시 성행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갭이 1억원 수준인 아파트들이 시장에 대거 나오고 있어 무분별한 투자 급증으로 인한 부작용에 대한 우려 또한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의 한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최근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가 동반 상승하면서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가 다시 성행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일부 수도권 아파트의 경우 매매가와 전세가의 격차가 1억원 미만에 불과해 무분별한 갭투자 증가로 인한 부작용에 대한 우려 또한 확산되고 있다.

17일 아파트 실거래가 빅데이터 아실에 따르면 지난 3개월간 수도권에서 갭투자 거래가 가장 활발했던 지역은 시·군·구 기준 경기 화성시(48건)와 인천 연수구(43건)·수원시 영통구(43건)였으며, 읍·면·동 기준으로는 인천 연수구 송도동(24건)과 경기 김포시 장기동(16건)으로 집계됐다.

해당 지역들에서 갭투자가 기지개를 펴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급격하게 하락했던 아파트값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전세가 또한 동반 상승하자 투자 목적으로 전세를 끼고 매매하는 수요자들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둘째 주(지난 9일 기준) 화성의 매매가는 0.13% 오르며 26주째 상승세를 유지했으며, 전세가 또한 0.50% 상승하며 23주 연속 오름세를 유지했다. 같은 기간 연수구(매매가 0.04%, 전세가 0.15%)와 영통구(0.22%, 0.25%)의 매매가는 각각 26주·27주 연속 상승 곡선을 그렸으며 전세가 또한 각각 11주·15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처럼 매매가와 전세가가 동반 상승세를 보이자 해당 지역에서 1억원 수준의 갭으로 ‘내 집 마련’이 가능한 아파트 단지들이 증가하는 모양새다.

실제 김포시 장기동 ‘한강센트럴자이1단지’ 전용면적 81㎡의 경우 지난달 25일 매매가 4억6300만원에, 다음날 전세가 3억8000만원으로 계약이 진행되면서 갭이 83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단지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17일 매매가 5억2700만원에, 같은 달 21일 전세가 4억6400만원으로 갭이 6300만원에 불과했다.

인천 연수구 송도동 ‘송도풍림아이원2단지’ 전용면적 84㎡는 지난 8월 11일 매매가 5억5000만원에 거래된 후 지난달 21일 5억원에 전세거래를 체결해 갭이 5000만원에 불과했다. 송도동 ‘e편한세상송도’는 전용면적 84㎡가 지난 8월 14일 매매가 5억100만원에, 같은 날 전세가 4억5000만원으로 5100만원의 차이를 보였다.

이처럼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다시 갭투자 여건이 조성되고 있는 것은 최근 자재비 및 인건비 상승으로 고분양가 논란이 일자 일부 수요자들이 기존 단지의 갭투자에 무개를 두면서 벌어진 현상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더해 해당 지역들에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교통 호재가 예정돼 있어 투자 가치가 상승한 것으로 보여진다. 화성시에는 GTX-A, 인천 연수구에는 GTX-B가 지나가며 김포 장기동에는 GTX-D의 Y자 노선이 논의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2021년 2030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받은 사람들)이 몰려든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사태를 언급하며 과도한 갭투자를 또 우려하고 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수도권 내 갭투자 증가가 제 2의 노도강 사태로 이어질 확률은 적다는 점을 시사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MD상품기획비즈니스학과 교수)는 "갭투자 증가는 매매가와 전세가의 격차가 적어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저점 인식 또한 반영돼 이러한 현상이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이어 "향후 수도권 내 아파트 공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지만 해당 지역의 갭이 워낙 작고 수도권 지역 아파트 가격은 서울에 비해 저렴하기 때문에 제 2의 노도강 사태가 발생할 확률은 크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daniel111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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