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처분 아랑곳않는 KISCO홀딩스, 시간끌기 계속되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0.17 15:41

법원, 의결권없는 주총으로 선임된 감사위원 직무 정지
주총결의 취소 가능성 높아…행동주의 견제 고육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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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CO홀딩스 홈페이지 캡처.



[에너지경제신문 강현창 기자] 의결권이 없는 주식으로 표 대결을 펼쳐 감사위원을 선임했던 KISCO홀딩스에 대해 법원이 해당 감사위원의 직무를 정지했다. KISCO홀딩스는 해당 주총 이후 주주들과 분쟁을 심화하며 논란을 키워오던 상황이다. 이번 법원의 결정으로 의결권에 대한 오류는 바로잡혔지만 파장은 여전하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13일 창원지법 민사21부(최운성 부장판사)는 KISCO홀딩스 주주연대 측 심혜섭 변호사가 김월기 감사위원을 상대로 낸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을 인용 결정했다.

김 감사위원의 공백은 한국공인회계사회의 추천에 따라 유희찬 회계사가 직무대행자로 선임됐다.

법원의 결정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것이다. 주총결의에 대한 취소소송은 아직 진행 중이다.

이번 이슈는 의결권이 없는 지분을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사용한 것으로 금융투자업계의 관심이 쏠리던 사안이다. 한국철강의 모회사 KISCO홀딩스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김 씨를 비롯한 3명을 감사위원으로 선임했다.

당시 김 씨는 322만6758표를 받아 소액주주 연대가 추천했던 감사위원 후보 심 변호사보다 2만3696표를 더 확보해 감사위원이 됐다.

그러나 주총이 끝난 뒤 문제가 생겼다. 김 씨가 받은 표 가운데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이 던진 2만4507표가 무효라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당시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은 국민연금으로부터 일임받은 자금으로 ‘액티브퀀트펀드’를 운용하면서 여기에 편입된 KISCO홀딩스 주식 2만4507주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해 김 씨에게 표를 줬다. 하지만 이 주식은 국민연금으로부터 의결권을 위임받지 않은 물량이었다. 법률에 따라 국민연금이 의결권을 행사하려면 직접 행사해야 한다.

중대한 오류가 드러나자 이스트스프링운용 측은 의결권 행사 실수를 인정하고 회사 측에 공시를 정정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KISCO홀딩스는 주총결의 결과에 대한 정정 공시를 올리지 않고 버티기에 들어가며 논란이 확산됐다.

결국 이스트스프링운용과 국민연금, 심 후보 등은 KISCO홀딩스를 향해 주총 결의 취소의 소송을 제기했다. 여기에 추가로 제기된 김 감사위원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이 이번에 인용된 것이다.

KISCO홀딩스 측이 오류를 바로잡지 않고 버티기에 들어가면서 파장은 계속되고 있다.

먼저 국민연금은 지난 7월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에 맡겼던 자금을 전액 회수했다. 실수라고는 하지만 잘못된 의결권 행사에 따른 문책성 조치다. 그동안 국민연금이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에 위탁한 자산 규모는 약 2조6000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은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에서 회수한 자금을 트러스톤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 대신자산운용, NH아문디자산운용 등 다른 국내 운용사에 배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KISCO홀딩스 측이 감사위원 직무집행정지에도 불구하고 법적 다툼을 이어가는 것에 대해 행동주의 펀드의 공세에 맞서 내년 주총까지 시간끌기를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행동주의펀드인 밸류파트너스는 지난 5년 동안 KISCO홀딩스의 지분을 확보하고 배당확대와 자사주 소각 등의 주주제안을 하는 중이다. 이와 동조해 일반 소액 주주들도 새로운 감사위원 선임안건을 제안해 표 대결까지 펼쳤던 것이다.

소액주주와 행동주의 측은 감사선임을 통해 과거 불법 담합 과징금 약 1300억원에 대한 경영진들의 민사책임과 장세홍 회장 모친의 한국철강 보유주식 고가 매수, 영흥철강 헐값 매각, 토지 고가 재매수 등의 문제를 제기하고 법적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회사 측은 이번 소송에서 이길 가능성이 적더라도 내년 주주총회까지 시간을 끌면서 새로운 감사선임을 최대한 막아보려 한다는 게 금융투자업계가 제기하는 의혹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재판 결과는 주주총회 결의 취소로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길 수 없는 소송전을 끌고 가는 것은 소송을 이어가는 것이 유리한 다른 의도가 있다고 해석된다"고 말했다.

주주연대 측 후보인 심혜섭 변호사는 "대주주와 경영진은 주주들의 의사를 인정해 수용하고 자본 배치 판단에 반영해 주길 바란다"며 "비지배주주가 모은 의결권의 수가 더 많았다면 그 의사를 반영해 주는 것이 성숙한 태도"라고 지적했다.
kh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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