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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사진=로이터/연합) |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 미즈호 아메리카,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엔화 통화가치가 30년래 최저 수준으로 추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애널리스트들의 엔화 환율 전망치 중간값이 내년 1분기말, 내년말 각각 달러당 140엔, 130엔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러한 엔·달러 환율 전망치 격차가 2016년 이후 가장 큰 폭이라고 분석됐다.
이처럼 전망치가 엇갈린 근본적인 원인은 미국 경제 전망과 이에 따른 달러화 가치의 향방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고금리 장기화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동시에 연착륙 달성을 목표로 두고 있다. 이는 달러화가 앞으로도 강세를 보일 것이란 의미로,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이 앞으로 오르게 될 것이란 분석이다.
엔화 약세론자들은 특히 일본은행의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의 전환 가능성, 일본 정부의 직접 시장 개입보단 달러화의 흐름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삭소 뱅크의 조한 게이드 최고경영자(CEO)는 "일본은행보다 미국에서 일어날 일들이 엔화 환율의 역동성을 바꿀 것"이라며 "지난해 엔화가 달러당 150엔 수준으로 치솟았을 때 당국의 시장 개입이 있었지만 엔화 가치가 지금 다시 이 수준으로 돌아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엔화 약세의 근본적인 미일 금리차에 변화가 따르지 않는 한 시장 개입 효과는 일시적"이라고 주장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야마다 슈스케 일본 환율 전략 총괄도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지기 전까지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계속 오를 것"이라며 내년 1분기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55엔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55엔대를 기록한 적은 1990년이 마지막이었다.
반면 엔화 강세론자들은 미국 경기 침체가 발생해 미 국채금리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까지 맞물려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이 큰 폭으로 하락할 것이란 주장이다. 씨티그룹의 환율 전략가들은 엔·달러 환율이 12개월 뒤 달러당 130엔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BYY 멜론 자산관리의 아닌다 미트라 거시경제 및 투자 전략가는 내년 초부터 엔화 통화가치가 강세를 보일 여지가 있다면서도 연준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을 시사할 경우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55엔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국시간 18일 오전 9시 기준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49.76엔을 보이고 있다. 엔화 가치는 주요 10개국 통화 대비 모두 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며 지난 1월부터 달러 대비 12% 넘게 오른 상태다.
블룸버그는 이달 초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이 한때 달러당 147엔대로 급락했지만 이러한 엔화 강세는 단기적인 현상에 불과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