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경험' 경영 철학 맞춰 출점 전략·서비스 손질
"개장 3일만 1만명" 국내 첫 리저브 전용매장 인기
물품형 상품권 정책 재정비, 연내 시스템개발 완료
▲지난 12일 개장한 제주시 동쪽송당 동화마을 내 ‘더제주송당파크R점’. 사진=스타벅스 코리아 |
[에너지경제신문 조하니 기자] 스타벅스코리아가 지속된 수익 저조에 결국 매장·서비스 강화라는 ‘변화의 메스’를 빼들었다.
스타벅스코리아만의 특화된 리저브 매장을 명소화하는 동시에 기프티콘 결제 방식을 개편하는 등 운영 혁신으로 종전의 고객경험 중심의 소비가치 경영철학에 질적인 변화를 줌으로써 수익 개선을 이끌어 내겠다는 의도이다.
◇ 특화매장 ‘더제주송당파크R’, 매출 4배, 객단가 3배 올려
18일 스타벅스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2일 제주시 동쪽송당 동화마을 내 문을 연 ‘더제주송당파크R’ 누적 방문객이 개장 나흘 만에 1만 명을 훌쩍 넘겼다. 하루 평균 매장 매출액도 제주 동부지역 일반 매장보다 4배, 고객 한 명 당 평균 구매액도 3배 높을 만큼 큰 호응을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곳은 스타벅스 코리아의 핵심 특화매장 ‘더(THE)매장’ 5번째 지점이다. 더 매장은 스타벅스 본사가 추구하는 공간 마케팅의 하나로, 한국에서만 만나볼 수 있다. 지역 특색을 살린 인테리어 등으로 고객이 찾아오도록 만드는 ‘목적지 매장’ 전략을 차용한 것이 특징이다.
국내 최초의 ‘리저브 전용 매장’으로 운영되는 점도 눈길을 끈다. 올해로 국내 리저브 매장 도입 10주년을 맞이한 만큼 ‘더제주송당파크R점’은 리저브 브랜드의 새 출발을 알리는 시작점이라는 회사의 설명이다. 앞서 지난 2014년 3월 스타벅스코리아는 스페셜티 커피인 리저브 판매 매장을 첫 선보이고 현재 전국에서 77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리저브 매장은 일반매장 제품까지 취급했던 것과 달리 ‘더제주송당파크R점’의 모든 음료·식품은 리저브 콘셉트 상품 위주로 제공한다. 커피 제품에 한정됐던 리저브 음료 카테고리를 비(非)커피 제품군으로 넓히고, 매장특화 푸드도 함께 출시한 것이 핵심이다. 제주 특산물인 ‘팔삭’을 이용한 셔벗 피지오의 경우 하루 평균 160잔 이상 팔릴 정도로 인기다.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는 "매일 점포 입구에 오전 9시 이전부터 100m가 넘는 긴 줄이 세워질 정도로 오픈런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제주 일반 매장은 MD 상품 매출 비중이 40%를 넘지만, ‘더제주송당파크R점’은 전체 매출의 70% 정도가 리저브 음료·푸드가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장 수 2분기 1841개로 늘어…기프티콘·선불충전금 등 ‘손질’
업계는 스타벅스코리아가 공간 마케팅을 앞세운 빠른 매장 출점으로 실적 개선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올 1분기 스타벅스코리아(법인명 SCK컴퍼니) 영업이익은 205억원, 2분기 364억원으로 전년 동분기 대비 각각 29%, 23% 줄었다. 여전히 수익성 난조를 보이고 있으나, 상반기 매출만 1조 38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라는 외형 확장을 이뤄냈다. 지난해 말 1777개였던 매장 수가 올 2분기 1841개까지 늘어나는 등 꾸준히 매장을 늘린 결과다.
실적 개선의 주요인인 서비스도 손질하고 있다. 기프티콘과 같은 물품형 상품권 운영정책을 재정비하는 것이다. 그동안 스타벅스에서 물품형 상품권을 사용하면 가액보다 높은 가격의 상품 결제만 가능한 탓에 불필요한 소비를 조장한다는 소비자 지적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스타벅스코리아는 물품형 상품권의 권면금액 이하 사용 시 고객 편의 제공안을 마련하고 관련 시스템을 개발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제공안에 따르면 상품 가액보다 저렴한 상품을 구매할 수 있고, 남은 잔액은 고객이 보유한 스타벅스 카드에 충전해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또한, 소멸 논란을 빚었던 선불충전금 유효기간도 올해 초 없애고 고객이 기간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했고, 보증보험에 가입해 100% 안전하게 보전하고 있다는 회사는 설명했다. 지난 2021년 스타벅스는 유효 기간 5년이 지난 선불 충전금 30억원 가량을 자사 이익으로 귀속시켜 비판을 받기도 했다.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는 "오는 12월 시스템 개발을 마무리하고 매장 결제단말기에 기능 적용을 완료할 예정"이라며 "시행 시점이 결정되면 차액 환급 기준 등을 포함해 공식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inahoh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