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상승세 이어지며 매물 역대 최대치 기록…‘강남3구’ 매도물량 압도적
매수자와 매도자 간 힘겨루기가 지속되며 관망세 장기화 전망 제기돼
전문가 "새로운 변수가 나타날 때까지 관망세 지속될 것으로 판단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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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매도물량이 7만5000가구를 넘어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면서 매수자와 매도자 간의 힘겨루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관망세 장기화에 대한 우려 또한 점증하고 있다. 사진은 높은 곳에서 서울 아파트 단지를 보고 있는 한 시민의 모습.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서울 아파트 매도물량이 7만6000가구를 넘어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면서 매수자와 매도자 간의 힘겨루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로 인한 관망세가 언제까지 지속될지에 대한 수요자들의 궁금증이 커져가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 등 일부 지역의 상승세가 ‘데드캣 바운스’(반짝 상승 후 하락)가 될 수도 있다는 비관론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특히 재건축을 앞둔 강남3구 아파트들이 강세로 돌아서자 ‘물 들어왔을 때 노 젓겠다’라는 매도 심리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18일 아파트 실거래가 빅데이터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도물량은 7만6671건으로 집계됐다. 서울 아파트 매물이 7만건대 이상 쌓인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서울 아파트 매도물량은 집계가 시작된 2020년 10월 3만가구대를 유지했지만 2021년 4만가구대로 증가하더니 2022년 9월에는 6만가구대까지 급증했다. 이후 2023년에 들어 유지와 증가를 반복하다, 지난 8월 26일 7만406가구가 집계되며 역대 처음으로 7만가구를 넘어섰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내 아파트 매도 물량이 가장 많았던 곳은 올해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였던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였다.
이날 기준 강남구 아파트 매도물량은 6660가구로 서울 내 최상단에 위치했으며 서초구(5755가구), 송파구(5701가구), 노원구(5391가구)가 뒤를 이었다.
서울 아파트 매도 물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한 데에는 아파트 가격 급등으로 인한 영향이 주요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지난 8월 아파트실거래가격지수에 따르면 서울은 전월보다 0.22% 오른 1.25%를 기록했으며, 지난 1월부터 8개월 연속해서 상승 곡선을 이어가며 올해 들어서만 12.4%의 상승률을 보여 지난해 하락분인 22%를 상당 부분 만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최근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상승세가 이어지자 일부 집주인들이 오른 가격에 아파트를 처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며 매도 물량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일부 수요자들 사이에서는 단기간에 집값 반등세가 강하게 나타나면서 지난해와 같은 급매 거래가 줄어드는 동시에 관망 수요가 늘어나고, 매수자와 매도자 간 힘겨루기가 지속되며 관망세 길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집값 상승에 더해 금리까지 올라 아파트 매수에 대한 부담이 가중되는 만큼 거래 증가는 쉽지 않고,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대출에 대한 여력도 줄어들어 소득 및 자금력이 낮은 수요부터 관망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 또한 이어지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매수자와 매도자 간 힘겨루기로 인한 관망세가 예상보다 장기화될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MD상품기획비즈니스학과 교수)는 "현재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는 매도 세력과 매수 세력 간의 힘겨루기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로 인해 매도가와 매수가의 격차가 벌어지며 매도 물량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이어 "현재 부동산 시장에는 매수자와 매도자 간의 힘겨루기가 이어짐으로 인해 관망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규제완화 및 금리 인하 등의 새로운 변수가 나타날 때까지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daniel1115@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