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수 "토종OTT 간 경쟁구도가 넷플릭스 독점 부추겨"
허승 "막대한 제작 비용 회수 위해선 외부 배급 불가피"
콘진원 "제작사 중심에서 토종OTT로 지원책 확대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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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허승 왓챠 이사가 지난 17일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국회의사중계시스템 |
◇ OTT 간 경쟁으로 독과점 심화?
18일 업계에 따르면 OTT 플랫폼 간의 경쟁이 넷플릭스의 국내 OTT 시장 독과점 현상을 부추긴다는 주장이 나왔다. 예를 들어 웨이브가 자체 제작 콘텐츠를 티빙, 왓챠가 아닌 넷플릭스에 배급하는 경우다. 이런 사례가 많아질수록 오히려 토종OTT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넷플릭스의 독과점이 심화한다는 지적이다.
전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은 "국내 제작 콘텐츠들이 토종OTT 외에 넷플릭스에도 동시 공급되는 경우가 많은데, 시청 비율의 90%가 넷플릭스에서 나오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이 넷플릭스의 독과점을 부추기고 토종 플랫폼을 고사시키는 악순환을 만드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토종 OTT 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협력보다 경쟁이 심화하는 수직 계열화된 구조가 문제라는 것이다. 김 의원은 "특정 업체의 독과점이 심화하면 과거 구글의 앱 수수료 인상 때처럼 갑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토종OTT 누적 적자로 벼랑 끝
토종OTT 업계는 천정부지 치솟는 제작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적자를 불사하고 있다. 차별화를 꾀하기 위한 독점 콘텐츠는 사수해야 하지만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일부 콘텐츠의 외부 배급을 허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 대상은 아무래도 다른 토종OTT보단 글로벌 점유율이 높은 넷플릭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실제 토종OTT 플랫폼 매출을 전부 합해도 넷플릭스 한 곳의 매출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용자 수도 1위 넷플릭스와 2위, 3위 플랫폼 간 격차가 상당하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넷플릭스의 월간활성이용자수(MOU)는 1164만명이다. 2위 쿠팡플레이(531만명), 3위 티빙(512만명)은 절반 수준이다.
국감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허승 왓챠 이사는 "국내 콘텐츠 제작 단가가 상승하면서 제작비 회수를 위해 넷플릭스 등 외부 배급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토종OTT들은 콘텐츠 제작비, 망 사용료, 인앱 결제 수수료 등 비용 증가로 누적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운 글로벌 OTT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싸우고 있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업계 안팎에선 이 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콘텐츠 제작사에 편중된 정부 지원책을 토종OTT 플랫폼 활성화를 위한 방향으로도 확대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와 관련 조현래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은 "정부 예산을 받아서 제작사 중심의 지원사업을 하고 있다. 토종OTT 플랫폼 활성화를 위해 관련 사업을 확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글로벌 플랫폼과 경쟁할 수 있는 연구 용역 추진 등 정책 제안을 하겠다"고 말했다.
sojin@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