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값 더 오르나…등돌린 월가 강세론자 "주식 줄이고 금 늘려라"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0.19 10:58
골드바, 금값

▲골드바(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한때 월가에서 강세론자로 꼽히던 JP모건 체이스의 마르코 콜라노비치 수석 시장 전략가가 증시 전망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하는 동시에 투자자들이 금, 미국 국채 등 안전자산 비중을 늘릴 것을 권장했다.

18일(현지시간) 귀금속 전문매체 킷코에 따르면 콜라노비치 전략가는 최근 발표한 ‘글로벌 시장 전략’ 보고서를 통해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 증시는 여전히 과대평가된 상황이고 지정학적 리스크는 지속적으로 고조되고 있다"며 "이는 투자자들이 금 비중을 늘리기 좋은 시간"이라고 주장했다.

콜라노비치 전략가는 이어 "미국 증시가 이달초 저점에서 반등한 상황이지만 훈풍이 잦아들고 역풍이 강하게 불기 시작해 중기 전망은 여전히 부정적이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아직도 높은 주식 밸류에이션은 높은 실질금리와 자본 비용에 따른 리스크 증가에 직면하고 있고 내년 실적 기대감은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보인다"며 "PMI 모멘텀이 둔화되고 있는데 이는 3분기 실적 성장이 마이너스로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콜라노비치 전략가는 특히 대부분의 고금리 여파가 아직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비자 대출 연체와 기업 파산이 증가하기 시작했는데 기준금리가 인하되지 않는 한 이런 추이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지정학적 갈등이 새로운 역풍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제약적인 기준금리, 높은 밸류에이션,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지속되면서 우리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며 "JP모건이 제시하는 모델 포트폴리오에는 주식에 대한 비중축소(underweight), 현금과 원자재에 대한 비중확대(overweight) 전략이 유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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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간 국제금값 시세 추이(사진=네이버금융)

그러면서 미 국채와 금 등 안전자산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JP모건은 모델 포트폴리오에서 듀레이션 익스포져를 축소했는데 이번에는 이를 번복했다. 미 국채 비중을 더 늘렸다는 의미다.

콜라노비치 전략가의 이러한 관측은 최근 미 국채금리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 와중에 나와 주목된다. 이날 뉴욕채권시장에서 글로벌 채권 금리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는 2007년 7월 이후 16년 만에 처음으로 4.9%를 돌파했다. 국채 금리 상승 여파로 미국 내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30년 만기 기준)는 2000년 이후 처음으로 8%를 돌파했다.

이와 관련해 콜라노비치 전략가는 "미 국채가 바닥을 찍었는지 불확실하지만 지정학적 리스크, 낮은 가격과 투자자 포지셔닝 등을 고려해 미 국채에 대한 비중을 다시 1% 늘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지정학적 리스크 헷징, 실질금리 하락 전망 등을 고려해 우리는 원자재 중에서도 특히 금에 대한 비중을 확대했다"며 금투자에 대해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제금값이 내년까지 뛸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 4분기 금 현물 평균가격이 온스당 1920달러에 머물지만 내년 1분기와 2분기에는 각각 1950달러, 2030달러로 뛸 것으로 예측됐다. JP모건은 또 내년 3분기와 4분기에는 금값 시세가 각각 2100달러, 2175달러까지 더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물 금 선물가격은 온스당 1968.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미 국채금리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음에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갈등을 중심으로 중동지역에 지정학적 긴장감이 고조되자 금값은 지난 5일 1831.80달러에 바닥을 찍은 후 현재까지 7% 넘게 뛰었다.

한편, 콜라노비치 전략가는 이달 초 미 CNBC 방송에 출연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20% 하락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기관투자자 설문조사에서 12년 연속 1위 주식 전략가를 차지한 콜라노비치 전략가는 지난해 S&P 500 지수가 4900까지 오를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연말 목표치를 4200로 내리는 등 약세론자로 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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