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청약자수 전월 대비 ‘절반’ 수준…경쟁률도 ‘뚝’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분양가 상승세 영향이라는 해석
전문가 “상승 여력 부족으로 수요자들 관심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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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분양가 논란에도 완판되던 수도권 아파트 청약시장이 최근 부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수도권에서 분양한 어느 아파트 단지 견본주택 전경. 사진=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
22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이달 수도권 지역에서 분양한 9개 아파트 단지의 평균 청약자수는 4965명으로, 지난달 8483명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현상은 청약 경쟁률 관련 수치에서도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
지난 8월 91.11대 1이에 달했던 서울 아파트 청약 평균 경쟁률은 지난달 24.87대 1까지 하락했으며, 같은 기간 경기지역 청약 경쟁률은 11.46대 1에서 2.2대 1까지 내려갔다.
이러한 영향으로 인해 이달 수도권에서 청약에 나선 일부 아파트 단지들에서는 청약 미달이 발생해 이에 따른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실제 이달 청약을 진행한 경기 오산시 세교2지구‘오산세교2지구호반써밋’은 총 627가구 분양에 528명만이 신청했으며, 수원 권선구 서둔동 ‘힐스테이트수원파크포레’는 431가구 가운데 183가구가 미달됐다.
인천 연수구 송도신도시 ‘월드메르디앙송도’는 전용면적 84㎡B 타입을 제외한 모든 타입이 미달됐으며, 전용면적 84㎡ 기준 최고 분양가 12억원으로 고분양가 논란에 시달렸단 경기도 광명시 ‘트리우스광명’ 또한 8개 중 5개 타입에서 1순위 마감에 실패했다.
상승 곡선을 이어가던 수도권 청약시장에서 이 같은 부진이 목격되는 것은 시장금리와 분양가 인상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현행 3.50%로 동결했지만,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등 가계 대출금리는 올라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일 기준 KB국민·신한·우리·하나 등 4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4.240∼6.725% 수준이었으며 변동금리는 연 4.550~7.143%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약 한 달 전인 지난달 22일 기준 고정금리(연 3.900~6.490%) 및 변동금리(연 4.270~7.099%) 대비 눈에 띄게 상승한 수치로, 은행채 금리 및 코픽스(COFIX) 상승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주담대 고정금리가 주로 지표로 삼는 은행채 5년물, 1년물 금리는 같은 기간 각 0.270%포인트(p), 0.060%p 상승했으며, 변동금리 주요 지표금리인 COFIX는 최근 세 달 만에 0.160%p(신규취급액 기준 3.660→3.820%) 올랐다.
여기에 더해 원자잿값 및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분양가 오름세가 지속되면서 서울 외곽 및 경기도 분양시장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식었다는 해석이 뒤따른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민간아파트의 3.3㎡(평)당 평균 분양가격은 1657만원으로 7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수도권 분양시장에서 미달이 속출하는 것은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의 결과라는 점을 시사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MD상품기획비즈니스학과 교수)는 "분양시장 흥행 여부는 해당 단지의 입지 및 가격 상승 여력에 따라 갈리는데, 서울 외곽 및 경기도를 비롯한 수도권의 경우 그런 점들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발생한 것"이라며 "여기에 더해 금리 및 분양가 인상의 영향 또한 복합적으로 작용해 청약 경쟁률이 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이어 "분양가가 상승한다는 것은 기존 아파트 시장가와의 격차가 적어진다는 것을 뜻한다"라며 "이는 가격 상승 여력이 없는 것과 같은 의미이기 때문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줄어든 것"라고 덧붙였다. daniel1115@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