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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사진=로이터/연합) |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조사서비스 ‘MLIV 펄스 서베이’가 자사 단말기·온라인 뉴스 구독자 315명을 대상으로 지난 16∼20일까지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51%가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내년 상반기에 폐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움직임이 오는 30∼31일 예정된 금융정책결정회의, 12월에 단행될 것이라고 답한 경우는 각각 8%, 23%으로 나타났다. 즉 투자자 대다수는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일본은행이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설 것으로 내다본다는 의미다.
일본은 국제적 긴축 기조 속에서 나홀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고수하고 있으며 일본은행은 지난달에도 단기금리를 -0.1%, 10년물 국채금리 상한선 목표를 1%로 유지시키기로 결정했다.
이런 와중에 일본 경제 여건들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어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통화정책을 정상화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폐지할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장은 클 것이라고 투자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일본이 긴축 지조로 통화정책을 선회하면 일본 국채 수익률이 높아져 일본 투자자들이 대규모로 보유하고 있는 미국, 유럽, 호주 채권 등을 매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해당 국가에서의 자금 이탈을 의미한다. 일본은 미 채권 최대 보유국으로, 지난 8월말 기준 일본 투자자들이 보유한 미 국채 규모는 1조1000억달러를 넘는다.
실제 응답자의 37%는 미 국채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답했다. 미 국채 다음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될 자산은 미 달러(36%), 유럽 채권(28%)으로 지목됐다.
호주 대형은행인 웨스트팩의 마틴 웨턴 금융시장 전략 총괄은 "일본 국채수익률이 예전보다 더 매력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전환으로 자금 유출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DBS 은행의 유진 리아우 선임 금리 전략가는 "어떤 형태로든 정상화가 필요할 것"이라며 "선진국들의 5년, 10년 국채수익률이 상승압박을 더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러한 조사결과는 현재 미 국채금리가 연일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 공개돼 더욱 주목을 받는다. 글로벌 채권 금리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최근에 5%대를 돌파해 글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7월 이후 16년만 최고 수준으로 급등한 상황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추가 긴축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두고 있어 고금리 환경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런 와중에 일본 투자자들이 미 국채를 매도하면 국채시장은 더욱 요동칠 수 있다. 응답자 43%는 일본 10년물 국채수익률이 내년 상반기에 1%를 찍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의 세라 아야코 시장 전략가는 "투자자들이 플러스 금리에 익숙해지기 전까지 시장은 매우 불안할 것"이라며 "이는 마치 바람이 불지 않은 연못에 큰 돌을 던지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응답자 62%는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 기대감으로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이 올 연말에 달러당 140∼150엔 범위에 거래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국시간 23일 오전 10시 55분 기준,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49.87엔에 거래되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 20일 심리적 마지노선인 ‘150엔’을 돌파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