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욱 대표, 지분 추가 인수나서…1주당 1만원대 매수
지분 늘리는 롯데렌탈, 1주당 2만~4만원 쓰며 추격 중
금투업계 "인수의지 있는 롯데렌탈이 끌려가는 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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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카 CI |
[에너지경제신문 강현창 기자] 롯데렌탈의 공격적인 지분 인수가 이뤄지고 있는 쏘카에 경영권 분쟁 조짐이 보인다. 최대주주 측이 지분율을 늘리면서 롯데렌탈의 지분 확대에 견제하는 모양새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쏘카의 박재욱 대표는 지난 17일부터 장내매수를 통해 쏘카의 주식을 추가 매입했다. 1주당 취득단가는 1만3818~1만5596원이다. 이번 지분 인수로 박 대표의 지분율은 1.00%에서 2.98%로 늘어났다.
박 대표의 지분 확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 쏘카에 대해 롯데렌탈의 지분 확대 작업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9월이면 롯데렌탈의 쏘카 지분율은 32.9%까지 늘어날 예정이다. 지난 상반기 기준 최대주주인 이재웅 전 대표의 에스오큐알아이(SOQRI·소쿠리) 측의 지분율은 34.9%로 롯데렌탈 측과 큰 차이가 없다.
◇롯데렌탈, 내년 9월이면 2대 주주
현재 쏘카의 최대주주는 이 전 대표가 지분 83.3%를 보유 중인 에스오큐알아이 등 특수관계인이다. 이들은 공동경영 약정을 통해 쏘카를 지배하고 있다. 박 대표도 여기 멤버다. 박 대표의 이번 지분 추가 매수 이전 에스오큐알아이와 특수관계인이 가지고 있는 쏘카 지분은 34.9%다.
여기에 최근 롯데렌탈이 쏘카의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리려 하는 중이다.
롯데렌탈은 기존 주주인 SK의 쏘카 지분 17.9%를 절반씩 두 차례에 걸쳐 내년 9월까지 매입할 계획이다. 현재 이 작업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만 남은 상태다. 지분 취득이 마무리되면 롯데렌탈은 지분율 32.9%로 쏘카의 2대 주주가 된다.
결국 이대로라면 롯데렌탈과 최대주주 측의 지분 격차는 2%포인트로 좁혀진다. 단일 주주 기준으로는 롯데렌탈이 쏘카 최대주주다.
롯데렌탈은 지난해 3월 쏘카 지분 11.8%를 처음으로 취득할 때부터 경영권 인수 목적을 숨기지 않았다.
롯데렌탈이 SK의 보유 지분을 인수하는 과정에서도 이런 의지가 드러난다. 롯데렌탈은 SK에 1주당 2만2500~2만7300원에 지분을 취득할 예정이다. 계약 당시 쏘카의 주가 대비 40~55% 수준의 프리미엄을 얹어준 것이다. 해당 지분이 경영권을 가진 최대주주의 지분도 아닌데 시장가격 이상의 지출을 감수하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롯데렌탈이 쏘카 인수에 진심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재웅 전 대표 측 지분가치 극대화…끌려가는 롯데렌탈
롯데렌탈의 공격적인 지분인수에 그동안 이 전 대표 측은 특수관계자 간 공동경영 계약을 맺고 대응하면서도 표면적으로는 "(롯데렌탈과) 의미 있는 협력을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시장은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는 아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전 대표 측이 협력이 아니라 쏘카의 지분 가치 극대화에 열중한다는 해석을 하고 있다.
이 전 대표가 설립한 에스오큐알아이와 에스오피오오엔지(SOPOONG·소풍)은 현재 롯데렌탈에 주식을 사도록 하는 풋옵션을 들고 있다. 최근 이를 일부 행사해 롯데렌탈에 지분을 넘기기도 했다. 경영권을 위협하는 곳에 지분을 넘긴 것이다.
롯데렌탈 입장에서 대가는 크다. 시세보다 비싸게 값을 치렀다. 에스오피오오엔지가 지난 8월 풋옵션을 행사해 롯데렌탈에 지분 3.18%를 넘기면서 행사가격을 주당 4만5172원으로 정했다. 당시 쏘카 주가보다 2.5배 높은 가격이다. 현재도 이 전 대표 측은 지분 1.5%를 추가로 롯데렌탈에 팔 권리가 남아 있다.
앞으로는 풋옵션을 통해 지분을 롯데렌탈에 넘기면서 특수관계인인 박 대표를 통해서는 지분을 추가로 인수하는 것은 롯데렌탈 입장에서는 ‘믿는 도끼에 발등이 찍힌 셈’이다.
결국 쏘카 경영권을 둘러싼 ‘꽃놀이패’는 아직 이 전 대표 측에게 있는 셈이다. 그동안 쏘카 지분 인수에 3000억원이 넘는 지출을 하고 있는 롯데렌탈 입장에서 발을 빼기는 어렵다. 반면 이 전 대표 측은 풋옵션과 지분 매입 등으로 롯데렌탈에 부담을 안기며 투자수익을 극대화할 방법이 많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롯데렌탈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해 약 2만~3만원대에 풋옵션 행사를 바라지만 이 전 대표는 이보다 훨씬 더 큰 금액을 부르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풋옵션을 쓰는 것을 보아 쏘카의 경영권을 끝까지 고수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이미 이미 인수의지를 드러낸 롯데렌탈은 여기에 끌려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kh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