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 2거래일째 60만원대로 뚝
포스코그룹, 실적 부진 여파로 하락세
LG엔솔, 신저가 또 경신…개미 ‘울상’
아직 바닥 아냐…주가 하락 지속 전망
▲국내 대표 2차전지 종목들이 3분기 실적 부진 등 악재로 일제히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에코프로.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에코프로를 비롯해 포스코그룹주,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대표 2차전지주 주가가 일제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 둔화가 전망되는 등 시장 불안정으로 당분간 2차전지주의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에코프로, 129만→62만원으로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는 전 거래일 대비 10% 하락한 62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69만원에 장을 마치면서 지난 6월14일(66만7000원) 이후 4개월 만에 종가가 60만원대로 떨어진 데 이어 이날 하락폭은 더 커졌다.
에코프로는 지난 7월25일 종가가 129만3000원까지 오르는 등 황제주로 불렸으나 3개월여 만에 52% 넘게 하락했다. 이 기간 에코프로의 시가총액도 약 34조원에서 약 16조원으로 18조원 가량이 증발했다.
에코프로 주가는 3분기 실적이 부진하면서 하락세가 가팔라진 것으로 풀이된다. 에코프로의 3분기 영업이익은 6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9% 감소했다.
이와 더불어 이동채 전 에코프로그룹 회장의 주식 계좌가 해킹으로 무단 도용된 사실이 악재로 작용하면서 주가 하락폭을 키웠다. 에코프로는 지난 24일 이 전 회장의 계좌에서 세 차례에 걸쳐 총 25억원이 장내 매도됐다고 공시했다.
◇포스코그룹주 줄줄이 하락세
올해 2차전지 밸류체인 구축을 선포하면서 급부상했던 포스코그룹주도 맥을 못 추고 있다. 이날 포스코홀딩스는 전 거래일 대비 5.39% 하락한 42만1500원에, 포스코퓨처엠은 전 거래일 대비 8.94% 내린 24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2차전지주가 조정 국면에 접어든 데다 3분기 실적 부진까지 겹치면서 주가가 더 가파르게 하락하는 양상이다.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7월 2차전지 소재사업 밸류데이를 통해 2차전지 소재 사업의 미래 비전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포스코그룹은 3년간 그룹 전체 투자비의 46%를 2차전지 소재 사업에 투입해 2030년까지 매출액 4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하지만 포스코홀딩스의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18조9610억원, 영업이익은 1조196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3.3% 증가했으나 매출은 10.4% 감소했다. 직전 분기과 비교하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5%, 7.7% 감소했다.
포스코퓨처엠 역시 3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포스코퓨처엠은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2858억원, 영업이익 37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2.1%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54.6% 줄었다.
4분기도 실적 저하 전망이 나오면서 증권사들은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신한투자증권은 포스코홀딩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70만원에서 66만원으로, 삼성증권은 70만원에서 63만원으로, 현대차증권은 74만5000원에서 66만4000원으로 낮췄다. 포스코퓨처엠의 목표주가 역시 신영증권이 기존 65만원에서 43만원으로, 키움증권은 57만9000원에서 48만4000원으로, NH투자증권은 56만원에서 43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 LG에너지솔루션 신저가 경신
또다른 2차전지주인 LG에너지솔루션은 2거래일 연속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은 전 거래일 대비 2.44% 내린 39만9500원에 마감했다. 전날 40만95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저가를 새로 쓴 데 이어 이날 또 한 번 하락하며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증권사들도 LG에너지솔루션의 목표주가를 낮췄다. 키움증권은 기존 81만원에서 66만원으로, 대신증권도 75만원에서 60만원으로 낮췄다. 유진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50만원으로 낮추며 증권사 가운데 가장 낮은 목표가를 제시했다.
2차전지주의 약세는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3분기 실적 부진에 따른 결과다. 전기차 업체 부진에 양극재 원료인 리튬 가격 하락 등이 악재로 작용하면서 2차전지 종목의 주가가 하락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전기차 배터리 셀 수요 둔화 우려가 부각되고 있어 유럽향 전기차 배터리 셀 수요에 대한 눈높이를 낮춰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 둔화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어 중장기 실적 전망치와 밸류에이션 모두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giryeo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