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금도 깎는 국민연금 수령액, 지금 보단 낫겠지?...20·30은 더 암울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0.30 08:33
1인가구 빈곤

▲폐지를 수거하는 고령자 모습.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국민 대다수가 국민연금을 주된 노후 수단으로 여기는 가운데 정작 실제 연금을 받고 있는 고령층 30%는 연금으로 생활비를 충족하지 못해 일자리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대체율(가입 기간 평균 소득 대비 받게 될 연금액의 비율) 등을 따졌을 때 국민연금이 아직은 노후 대비 수단으로서 충분한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것이다.

3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통계청 사회조사보고서에서 2021년 기준 19∼29세 55.9%는 노후를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60.3%는 주된 준비 방법으로 ‘국민연금’을 꼽았다.

30대는 81.6%가 노후를 준비하고 있고, 그중 62.9%가 국민연금으로 노후를 대비하고 있다고 했다. 40대는 61.8%가, 50대는 63.7%가 국민연금을 주된 노후 준비 수단으로 답했다.

2011년 기준 조사에서는 국민연금으로 노후를 준비하고 있다는 응답자가 19∼29세 58.6%, 30대 56.0%, 40대 59.6%, 50대 60.4%였다.

모든 연령대에서 국민연금을 주된 노후 대비 수단으로 여기는 국민 비중이 10년 전보다 높아진 것이다.

그러나 이런 국민 기대와 달리 연금 수급액에 큰 영향을 미치는 가입 기간과 이에 따른 소득대체율 등을 고려했을 때 국민연금은 아직 노후 대책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한국 평균임금 가입자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은 31.2%였다. 이는 OECD 평균 공적연금 소득대체율(42.2%) 73.9%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22세에 국민연금에 가입해 정년인 60세 전까지 꾸준히 보험료를 낸다는 가정 하 계산된 이론적인 값이다.

실제 가입 기간을 반영하면 소득대체율은 더 낮아진다는 얘기다.

당장 연금을 수령하는 고령층(55∼79세)에서 3명 중 1명도 생활비를 벌기 위해 일자리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 고령층 부가조사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연금을 받고 있다고 답한 고령층(778만 3000명) 가운데 일자리를 원한다고 답한 사람은 479만 4000명으로 61.6%를 차지했다.

이중 근로를 희망하는 이유를 ‘생활비에 보탬이 되기 위해서’로 답한 고령층이 248만 2000명(31.9%)이었다.

이는 평균 연금액 수준이 개인이 노후에 기본 생활을 꾸려가기 위한 최소 생활비 절반도 못 미치는 현실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2021년 65세 이상 내국인 중 연금 수급자가 받는 월평균 금액은 60만원인데, 국민연금연구원은 2021년 기준 최소 생활비를 124만 3000원으로 추정한 바 있다.

심지어 국민연금을 받으면 기초연금을 삭감당하는 일도 발생한다.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길면 기초연금을 깎는 이른바 ‘기초연금-국민연금 가입 기간 연계 감액’ 제도 탓이다.

대체로 기초연금 기준연금액 150%(1.5배) 이상 국민연금을 받으면 국민연금 가입 기간에 따라 기초연금이 깎인다.

예를 들어 올해 현재 기초연금 기준연금액(월 32만 3000원) 1.5배인 월 48만 4500원 이상 국민연금을 타면 기초연금이 줄어든다.

국민연금 가입 기간으로 보면 보통 가입 기간이 11년 이하면 기초연금 전액을 받지만, 가입 기간이 12년을 넘으면 1년씩 길어질수록 기초연금액이 약 1만원씩 줄어든다.

이런 까닭으로 기초연금을 전액 받지 못하고, 깎인 금액을 받는 수급자는 지난해 38만명(6.4%)까지 늘었다.

한국의 공적연금 소득대체율에 기초연금을 포함해 계산하더라도 OECD 평균 83.2% 수준인 35.1%에 불과하다.

더구나 국민연금 재정 위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향후 연금의 소득대체율 전망도 밝지 않다.

제5차 재정계산위원회에 따르면, 2050년에 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1985년생(38세) 평균 가입 기간은 24.3년, 이를 반영한 소득대체율은 26.2%다. 2060년에 수급을 시작하는 1995년생(28세)의 경우 평균 가입 기간은 26.2년, 소득대체율은 27.6%다.

연금액으로 보면, 1985년생은 현재 가치로 약 75만원, 1995년생은 약 79만원을 받게 된다. 이는 노후에 기본적인 생활을 하기 위해 필요한 생활비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국민연금연구원이 발간한 국민노후보장패널조사(2021년도)에 따르면, 노후에 필요한 월 최소 생활비는 개인당 약 124만원, 적정 수준 생활비는 177만원으로 추정된다.


hg3to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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