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말말] CES 2023 행사 ‘미래 비전’ 발언 총정리
최태원·구자은·정기선 등 ‘현장 경영’···글로벌 CEO들도 총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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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올해 1월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 야외 전시장의 ‘SK 푸드트럭’에서 발효 단백질로 만든 크림치즈를 시식하고 있다. SK는 올해 CES 기간 중 관람객 1만5000여명이 푸드트럭을 찾아 대체 유단백질로 만든 팥빙수와 아이스크림 등 지속가능 식품을 시식했다고 밝혔다. |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는 미래 신산업을 추진하는 기업들 입장에서 ‘꿈의 무대’로 불린다. 전세계 소비자와 고객사를 대상으로 자사의 비전을 선보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올해 초 열린 ‘CES 2023’에서도 국내 참가기업들은 저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핵심 가치를 총수 또는 최고경영자(CEO)의 입을 빌려 홍보했다. 유력 인사들의 과거 발언을 되짚으면 내년 행사의 실마리를 일부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올해 초 CES 행사장을 직접 찾아 그룹의 ‘넷제로’(탄소중립) 전략을 점검하고 대체식품 시장을 성장시킨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최 회장이 취임 이후 CES 현장을 찾은 것은 당시가 처음이다.
최 회장은 "탄소 배출을 어떻게 줄일지를 항상 고민하고 있다"며 "이번 전시에서는 우리의 고민을 (대중에게) 잘 알린 것 같다"고 언급했다. 특히 SK그룹이 투자한 미국 푸드테크기업 ‘퍼펙트데이’의 아이스크림을 직접 받는 등 대체식품 분야에 애정을 감추지 않았다. SK그룹에서는 최 회장 외에도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등이 현장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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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관람객들이 다양한 제품과 솔루션들을 체험하고 있다. |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로봇 관련 발언으로 주목을 받았다. 한 부회장은 CES 2023에서 "로봇을 신사업으로 점찍고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며 상업용 로봇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또 생활가전 연결성에 대해 언급하며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스마트싱스와 연결되는 기기 및 서비스를 더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은 "우리가 없으면 여기 다 안돌아 갑니다"라는 말로 이목을 끌었다. CES 2023에 출품한 제품 대부분이 ‘모든 사물의 전기화’를 거친 만큼 LS그룹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구 회장은 "‘탄소 배출 없는 전력’(CFE)을 앞세워 미래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들의 파트너가 되겠다는 LS그룹의 다짐에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올해 초 CES ‘데뷔전’을 치른 정기선 HD현대 사장은 바다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정 사장은 "바다 사업의 잠재가치는 3경원이 넘는다"며 "HD현대는 이를 개척해 수익화하는 ‘근본적 대전환’의 시대를 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위해 조선업은 물론 AI, 빅데이터 등 분야 개척에도 총력을 기울인다는 게 정 사장의 생각이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CES 2023에서 "LG전자는 제품을 파는 게 아니라 경험을 딜리버리한다"며 고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조 사장은 "항상 답은 고객에게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많은 일을 겪었지만 지치지 않고 이겨낼 수 있었다"며 "더 나은 삶을 실현하기 위해 최고의, 차별화한, 세상에 없던 고객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했다.
조성환 현대모비스 사장은 ‘모빌리티’의 중요성을 짚었다. 조 사장은 "CES 웨스트홀의 주요 키워드는 모빌리티,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전동화 등"이라며 "그 중 모빌리티는 모든 것을 아우르는 핵심"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완벽한 품질의 소프트웨어와 최적화된 반도체가 결합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철동 LG이노텍 사장은 반도체 기판 관련 "반도체기판을 의미 있는 수준으로 대량 생산할 것"이라며 "수년 내 30% 이상 점유율을 확보한다는 게 목표"라고 했다. 조성현 HL만도 사장은 "경쟁 업체들과 차별화가 중요한 시기"라며 "미래 모빌리티 시대에 남은 과제가 ‘보안’인 만큼 남들보다 앞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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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올해 초 ‘CES 2023’ 부스에서 선보인 ‘올레드 지평선’. LG전자는 전시관 입구에 올레드 플렉서블 사이니지 260여장을 이어 붙여 만든 초대형 구조물을 연출해 관람객들의 이목을 잡았다. |
CES 2023에서는 글로벌 기업 CEO들도 다양한 말을 남겼다. 리사 수 AMD CEO는 "우리가 매일 사용하고 있는 AI는 미래 기술의 중요한 메가 트렌드"라며 "모든 장치에 AI 기능을 제공하려면 여러 컴퓨팅 엔진이 필요한데, 우리는 필요한 엔진을 모두 갖춘 세계 유일한 회사 중 하나"라고 자신했다.
올리버 집세 BMW 회장은 사람과 기술의 융합을 강조하며 "자동차 회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사용자가 느끼고 경험하는 것"이라며 "BMW는 차와 운전자의 경계를 허물어버렸다"고 말했다. 에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CEO는 "내년 말까지 모든 항공기에서 무료 와이파이를 제공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카를로스 타바레스 스탈렌티스 CEO는 "인간 중심적 기술을 앞세워 ‘미래의 요구’를 충족시킬 것"이라며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완전히 고쳐 재구축할 것"이라고 했다.
ye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