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위전 선택한 이스라엘…유엔총장 "인도주의 재앙"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0.30 14:29
ISRAEL-PALESTINIAN-CONFLICT

▲29일 가자지구 진입을 앞두고 대기하는 이스라엘군(사진=AF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지상전을 착수한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북부 일부를 장악하고 포위 작전에 들어가는 등 작전 강도를 높이고 있다.

연합뉴스가 인용한 로이터·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29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무장대원들과 치열히 교전하면서 지상군 작전을 확대했다.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밤사이 가자지구 진입 병력을 늘렸다"며 "우리 군은 가자지구에서 점차 지상 활동과 작전 범위를 점차 넓히고 있다"고 밝혔다. 하가리 소장은 이어 "가자지구 북부에서 전투는 계속되고 있다. 우리는 계획에 따라 전쟁을 진행하고 있다"며 하마스 무장대원 수십 명을 사살했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군은 또 전투기를 동원, 하마스의 지휘소·관측소·대전차미사일 발사대 등 표적 450여곳을 공습했다.

하마스 무장조직 알카삼 여단도 "현재 우리 전투원들이 가자지구 서북부에서 침략군을 맞아 기관총과 대전차 무기로 격전을 벌이는 중"이라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알카삼 여단은 또 텔아비브 등 중부 이스라엘의 주요 도시 여러 곳에 로켓 공격을 가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의 중심 도시로 가자지구 북부에 위치한 가자시(Gaza City)를 포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전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텔아비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7일 지상 군사작전으로 전쟁이 두 번째 단계에 들어섰다면서 "길고 어려운 전쟁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이스라엘군이 지상전을 확대하면서 가자지구 내 민간인 등의 인명피해도 크게 늘고 있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번 전쟁으로 인한 사망자가 이날까지 어린이 3324명을 포함해 8005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보건부가 전날 오전에 집계한 누적 사망자는 7703명이었다. 이 같은 희생자 수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역대 무력 충돌 중 최대 규모라고 AP가 전했다.

이와 관련해 하가리 소장은 이날 가자지구 북부와 가자시 주민들에게 안전을 위해 매우 긴급하게 남쪽으로 대피하라고 재차 강조, 대규모 작전을 앞두고 사실상 최후통첩을 날렸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가자지구 주민 약 230만명 중 140만명 이상이 피란을 떠났으나,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남부 등에도 폭격을 가하면서 이동이 어려워진 수십만 명이 아직 북부에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피란민들이 몰려든 병원들도 이스라엘의 공습 대상이 되면서 인명피해 위험이 커지고 있다. 가자지구 내 최대 병원인 알시파 병원 측은 이날 피란민 수만 명이 머물고 있는 병원 시설 바로 옆이 공습받았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이 병원 지하에 비밀 지휘소를 두고 있다고 주장했으나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으며, 하마스도 부인했다고 AP가 전했다.

이런 상황 악화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전 세계가 인도주의적 재앙을 목격하고 있다고 밝히고 이스라엘과 하마스에 즉각적인 인도주의적 휴전과 조건 없는 인질 석방을 거듭 촉구했다.

그는 "가자지구의 상황은 시시각각 더 절박해지고 있다. 이스라엘이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는 인도적 전투 중단 대신 군사작전을 강화한 것은 유감"이라고 우려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날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를 갖고 이스라엘의 대(對)하마스 반격권을 인정하는 동시에 민간인 보호 등 국제법 준수 의무를 거듭 강조했다고 백악관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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