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하마스에 항복" 이스라엘...미국도 편들어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0.31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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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AFP/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이 국제사회 일각 휴전 요구에 분명한 선을 그은 가운데, 미국도 이런 입장을 거듭 거들고 나섰다.

다수 외신을 인용한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30일(현지시간) 전시내각 회의를 주재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회견에서 "가자지구에서의 휴전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은 10월 7일 끔찍한 공격을 당해놓고서 하마스에 대한 적대행위 중단에 동의할 수 없다"며 "휴전 요구는 이스라엘이 하마스에, 테러에, 야만에 항복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때 일본군으로부터 진주만 공습을 받은 미국에 휴전을 요구하는 것에 그 누구도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군(IDF) 가자지구 지상작전과 하마스에 대한 압박만이 이스라엘 인질 석방에 대한 희망"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 의지를 천명하던 지난 20일 하마스가 인질 석방을 시작했다는 점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군사적으로 강력한 태세를 고수해야만 양보를 얻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군이 가자지구 진입을 신중하고, 매우 강력하게 단계별로 확대하면서 체계적으로 한 걸음씩 진전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군 작전 중에도 납치된 이들이 풀려날 수 있도록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면서 "작전은 그들이 풀려날 기회를 제공해주는 만큼, 우리는 이를 놓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IDF는 가자지구 작전 중 지난 7일 하마스에 납치된 오리 메기디시 이병을 구출해내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점 역시 현 지상군 투입 상황를 긍정 평가하는 요인이 됐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스라엘의 강력한 맹방인 미국도 휴전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우리는 휴전이 지금 올바른 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현 단계에서 휴전이 오직 하마스를 이롭게 할 뿐이라고 밝혔다.

커비 조정관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민간인 희생을 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이 분명하다고도 주장했다.

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전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하면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로 가는 인도적 지원 허용량을 중대하게 늘리는 노력을 하기로 약속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하루 트럭 100대 분량을 가자지구로 보내는 것이 1차 목표이며, 그것은 수일 내에 달성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커비 조정관은 반대로 전날 러시아 서남부 다게스탄 자치공화국의 마하치칼라 공항 비행장에서 벌어진 반유대주의 폭력 시위에 대해 강력히 규탄했다.

그는 "일부 사람들은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까지 있었던 ‘포그롬’(제정 러시아 시절 러시아내 유대인에 대한 무자비한 박해)과 비교하는데, 나는 그것이 아마도 적절한 묘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29일 마하치칼라 공항에서는 이스라엘에서 출발한 비행기가 도착하자 최소 150명의 시위대가 공항 터미널 출입구를 부수고 활주로까지 난입, 탑승객들을 포위하는 등 난동을 벌였다.

시위대는 "이스라엘인을 색출하겠다"며 공격적인 행동을 하고, 아랍어 기도 문구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를 외치거나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드는 등 반(反)이스라엘·친(親)팔레스타인 행동을 보였다.


hg3to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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