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회계법 적용한 보험사, 뚜껑 열어보니..."착시효과 사라졌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0.31 15:58

통일된 가이드라인 적용하자 업계 실적 급감



KB손보, 전분기 대비 순익 43% 감소…KB라이프 39% 줄어



대형 손보사 '1조 클럽' 입성은 무난할듯

중소기업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대다수 보험사들이 새 회계제도(IFRS17) 계리적 가정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반영되자 3분기 실적이 악화됐다.


[에너지경제신문=박경현 기자] 보험사들이 새 회계제도(IFRS17) 계리적 가정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반영된 3분기 성적표를 속속 공개하고 있다. 업계 우려대로 전분기보다 다소 감소하는 결과가 나타났지만 주요 손해보험사들의 경우 무난한 1조 클럽 입성이 가시화되고 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NH 등 금융그룹 내 보험사들의 3분기 실적이 공개된 가운데 KB금융지주 계열사인 KB손해보험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1551억원으로 전분기(2714억원) 대비 42.9% 감소했다. 전년 동기 대비 10.7% 줄어든 수치다. 누적 순이익은 6803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했다. 전년도 부동산 사옥 매각 차익(1570억원)과 계리적 가정 변경 손상금액(520억원)이 반영된 결과다. 계약서비스마진(CSM)은 약 9조2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9.3% 늘었다.

KB라이프생명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분기 대비 38.9% 줄어든 604억원을 기록했다. 누적 당기순이익은 2804억원으로 전년(1344억원)보다 108.6% 늘었다. CSM은 3조2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0.7% 증가했다.

신한금융그룹 생명보험사인 신한라이프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분기보다 34.8% 줄어든 1159억원을 나타냈다. CSM은 7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했다. 누적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15.4% 늘어난 4276억원을 기록했다. 보험손익과 유가증권 관련 처분 등 금융손익 개선 영향이다. 이 기간 디지털 손보사인 신한EZ손보는 3분기 3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상반기까지 13억원의 순손실을 낸데 더해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하나생명의 3분기 순이익은 전분기보다 74.4% 줄어든 39억원을 기록했다. 누적 순이익은 1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8% 감소했다. 하나손해보험은 3분기 누적 순손실로 369억원을 나타내 전년 대비 적자가 확대됐다.

NH농협생명은 3분기 57억원의 순손실을 나타냈다. 전년 동기(순손실 59억원)대비 적자가 소폭 줄었으나 손실을 기록 중이다. 누적 순이익으로는 1358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35.3% 늘었다. NH농협손해보험은 같은 기간 462억원의 순손실을 나타냈고 누적 순이익으로 95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4.4% 늘었다.

3분기만 놓고 볼 때 대부분 보험사들이 약세를 기록한 가운데 전분기보다 많게는 70% 이상 쪼그라들었다. IFRS17 아래 통일된 가이드라인이 본격 적용되자 상반기에 나타낸 ‘착시효과’가 어느 정도 걷힐 것이란 당초 업계 우려대로 이익이 감소한 결과다.

아직 발표되지 않은 주요 대형 손보사들의 실적도 전분기 대비 많게는 2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화재의 3분기 순이익 컨센서스는 5119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5.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 순이익은 각각 10.1%, 26.3%씩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IFRS17의 회계적 가정 지침을 올해 3분기부터 적용시켰다. 올해 IFRS17 도입 이후 ‘역대급’ 실적을 나타내자 보험사들의 실적 부풀리기가 지적되면서 금융감독원이 실손의료보험 손해율, 무·저해지보험 해지율 등을 가정할 경우 사용하는 지침을 통일해 제시했다. 이같은 지침이 3분기부터 적용됨에 따라 업계에선 개별 보험사들이 다소 낙관적으로 바라본 수치에 대한 거품이 꺼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다만, 기초체력이 여실히 드러난 상황에서도 일부 대형사의 무난한 ‘1조 클럽’ 입성이 예상되고 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이 올해 당기순이익으로 각각 2조3000억원, 1조8000억원, 1조1000억원을 시현할 것으로 관측된다. 메리츠증권은 삼성화재에 대해 "인보험 비중이 보장성 보험 내 85%를 차지하고 있으며 5개년 합산비율은 102.5%로 손보사 중 가장 낮다. 불확실성을 견딜 자본력도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pearl@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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