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어렵다더니" 中소비주 실적 충격에 목표가 줄하향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0.31 16:02

호텔신라·LG생활건강 3분기 '어닝쇼크'...중국 소비심리 하락 영향



F&F도 중국 의존도 다른 성장률 둔화에 적정가↓



中 10월 PMI도 기대 못미쳤지만..."광군절 기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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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서울 송파구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모습. 사진=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성우창 기자] 최근 중국의 경기 침체가 계속되자 국내 중국 관련 소비주에도 영향이 미치기 시작했다. 호텔신라·LG생활건강의 3분기 실적이 전년 대비 크게 감소했으며, F&F의 실적도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이에 증권가에서도 해당 종목들에 대한 목표주가를 줄이어 하향했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가 발표한 올 3분기 매출은 1조118억원, 영업이익은 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7%, 71% 감소했다. 당기순손실은 33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이는 증권가에서 집계한 컨센서스를 크게 하회한 수준으로, 면세사업에서 163억원의 영업손실이 일어난 것이 주요인이었다. 호텔신라의 면세사업 주 고객층은 중국 관광객(유커)였는데, 중국 경기로 인해 소비심리가 위축되며 쇼핑 선호도가 감소했고 원화 강세에 따른 원가율 훼손 등이 발목을 잡은 것이다. 또한 예상치를 웃돈 재고 처리로 관련 비용이 200억원 이상 급증하기도 했다.

이 영향으로 최근 증권가에서는 호텔신라에 대한 목표가를 일제히 낮췄다. 최근 호텔신라에 대해 리포트를 낸 12개사 중 11개사가 적정주가를 하향했으며, 대표적으로 미래에셋증권(12만원→10만원), 한국투자증권(11만원→10만원), NH투자증권(11만원→9만4000원) 등이 있었다.

화장품 대표주 LG생활건강에도 비상이 걸렸다. LG생활건강의 3분기 매출은 1조7462억원, 영업이익은 128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6.6%, 32.4% 감소하는 ‘어닝쇼크’를 맞았다. 역시 중국발 매출 부진으로 화장품 부문 영업이익이 80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88%나 급감한 영향이다. 럭셔리·면세 부문 매출도 각각 두 자릿수씩 감소했고, 면세 부문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이에 증권가는 호텔신라에 이어 LG생활건강에 대해서도 적정주가를 한 단계씩 내렸다. 최근 LG생활건강에 목표가를 제시한 NH투자증권(60만원→36만원), 미래에셋증권(62만원→33만원), 메리츠증권(55만원→40만원) 등 10개사가 모두 하향조정했다.

패션주 F&F의 상황도 그리 좋지만은 않다. 중국에서 인기 있는 MLB 등의 패션브랜드를 소유한 F&F는 3분기 실적이 전년 대비 성장했지만, 증권가에서 기대한 컨센서스에 미치지 못했던 것이 문제였다. 증권사들은 높은 중국 매출 의존도 때문에 성장성이 둔화하는 중이라고 판단, DB금융투자(16만원→13만원), KB증권(16만원→14만5000원), 키움증권(19만5000원→17만4000원) 등 6개사가 모두 적정가를 내렸다.

이렇듯 중국 소비주들의 3분기 실적에 대한 증권가의 반응이 호의적이지 않았고, 이날 발표한 중국 제조업·비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가 시장 예상치를 하회해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중국 경기 회복 시점이 점점 지연되는 만큼 중국 소비주들의 매출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 금투업계 일각에서는 PMI만을 가지고 중국 소비주에 대해 비관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날 발표한 중국 PMI는 이달 초 있던 국경절 장기 연휴 영향으로 낮은 숫자가 나올 것이 예상됐으며, 다가올 광군절 등 이벤트를 통해 다시금 중국 내 소비심리를 재확인해야 한다는 요지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미디어콘텐츠본부장은 "중국 PMI의 경우 다음 달에도 이 정도 수준으로 나온다면 문제가 생기겠지만, 최근 발표된 중국 실물 경제지표들은 괜찮았던 만큼 아직 결론을 내리기 성급할 수 있다"며 "국경절 연휴 기간 소매판매가 급증한 바 있어, 다가올 광군절에도 대규모 소비가 발생한다면 관련주의 실적이 이 이상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su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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