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가는 네이버-주춤하는 카카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1.01 15:32

네이버, 기술 기업 위상 세계에 알린다



카카오, 끝모를 추락…각종 악재에 날개 꺾였다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국내 양대 정보기술(IT) 공룡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네이버는 커머스와 콘텐츠 부문의 안정적인 성과에 중동 지역 기술 수출까지 이뤄내며 축포를 쏘아 올리고 있는 반면, 카카오는 시세조종, 분식회계 등 각종 의혹들과 함께 일부 사업의 구조 조종까지 겹치며 안팎으로 홍역을 겪는 모양새다. 조만간 발표되는 올해 3분기 실적에서도 대조적인 성적표를 받아들 가능성이 높은 상황으로, 양사의 표정은 극명하게 대비될 것으로 보인다.

◇ 네이버, 3분기도 호실적 전망…기술 업고 ‘세계로’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가 올해 3분기에도 준수한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네이버의 3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9.59% 증가한 2조4604억원,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11.31% 증가한 3676억원이다. 사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광고 사업은 여전히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지만, 안정적인 커머스 실적에 웹툰 등 콘텐츠 분야의 성장이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네이버의 분위기는 순조롭다. 기술탈취, 가품 유통 등의 이슈로 여러 우려를 낳았던 국정감사가 생각보다 순조롭게 마무리된 데다,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기업 네이버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는 평가다. 네이버는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 자치행정부로부터 향후 5년간 5개 도시를 디지털트윈 플랫폼으로 구축하는 사업을 수주한 데 이어 이달 초 영국에서 열린 세계 최초 ‘인공지능(AI) 안전 정상회의’에 삼성전자와 나란히 영국 정부의 공식 초청을 받았다.

네이버는 자체 생성형AI 기술을 기반으로 대화형 AI 서비스 ‘클로바X’, 생성형 AI 검색서비스 ‘큐’에 이어 기업용 솔루션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진화했다. 생성형 AI를 통한 수익화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 사법리스크에 ‘홍역’…이래서 사업 하겠나

카카오의 분위기는 딴판이다. 에프앤가이드는 카카오의 3분기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19.85% 상승하고, 영업이익은 14.43%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네이버와 마찬가지로 광고 시장의 침체를 겪은데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및 엔터테인먼트 사업 구조조정 여파로 일회성 비용이 급증한 영향이다.

업계에선 3분기 이후 카카오의 상황도 녹록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검찰은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시세를 조종했다는 의혹을 조사 중이고, 금융감독원은 카카오모빌리티의 분식회계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콜 차단’ 행위에 대한 제재에 들어갔고, 중소벤처기업부는 카카오 계열사의 스타트업 기술 탈취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

카카오는 연내 초거대 언어모델(LLM)인 코(Ko)-GPT 2.0을 출시한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소식이 없다. 사법리스크가 카카오 전반을 뒤덮고 있는 상황에서 신사업을 추진할 동력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카카오는 현 상황을 최고 비상 경영 단계로 인식하고 변화의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창업주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및 20여명의 공동체 경영진들은 지난달 30일 ‘공동체 경영 회의’에서 준법 감시를 위한 외부통제까지 받아들이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카카오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데이터센터 화재 사고로 홍역을 치렀는데, 올해는 사법리스크가 카카오 전체를 덮친 상황"이라며 "과거 다른 기업들은 이런 악재에 어떻게 대처했는지 면밀히 살펴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sju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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